철강업계 연이은 악재속 협상 주도권 바뀌어
조선사 후판 재고량 약 2개월치, 부담 가중돼
흑자전환 등 실적 달려, 후판협상 결과 '촉각'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주요 철강사와 조선업계는 하반기 후판가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당초 후판가격은 인하 쪽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포스코 포항제철소 태풍 피해로 상황이 반전돼 양 업계는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 주도권은 다시 철강사로 넘어간 모양새다. 최근 철강석가격은 안정세를 보였다. 다만 태풍으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협상 흐름이 바뀌었다.
국내 철강 수급난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조선업계는 어떻게든 후판을 확보해야 한다. 조선 3사가 보유한 후판 재고는 약 두 달치 물량으로 이르면 다음 달 중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 건조물량도 많아 재고량 소진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실적 반등에 계기가 될 수 있어 어떻게든 인하 쪽으로 이끌려 하지만, 철강사 분위기가 좋지 않아 문제”라며 “추가로 가격인상이 이뤄질 경우 흑자전환 시점은 뒤로 밀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후판가격과 협상 분위기를 감안해 조선사는 예상 충당금을 선반영한다. 손실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수익성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협상 주도권을 쥔 철강사쪽 업황은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이날 잠정실적을 발표한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했다. 태풍 ‘힌남노’에 따른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현대제철 역시 노조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노사 갈등 속 파업이 장기화하는 등 생산 차질 우려가 커졌다. 후판 생산 기준이 되는 원자재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처한 상황과 맞물려 인하나 동결을 결정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잇따른 변수 등으로 가격은 최소 동결 혹은 소폭 인상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미 조선사들이 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른 충당손실금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소폭 인상의 경우 부담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후판가격은 지난해 철광석가격 상승세로 올 상반기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인상돼 톤당 120만원까지 뛰었다. 후판 가격이 5만원 오르면 조선업계가 떠안을 원가 부담은 연간 3000억원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이 3분기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2023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포스코 침수피해에 따른 후판가격 결정이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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