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가전업계, 현대제철 파업에 노심초사
현대제철 "당장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현대제철이 노조 게릴라 파업으로 당진 냉연강판 공장을 2주간 휴업하기로 했다. 파업 장기화와 철강재 유통가격 급등 가능성으로 냉연강판을 공급받는 고객사들의 우려가 커졌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이 노조 게릴라 파업으로 당진 냉연강판 공장을 2주간 휴업하기로 했다. 파업 장기화와 철강재 유통가격 급등 가능성으로 냉연강판을 공급받는 고객사들의 우려가 커졌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제철 당진 냉연강판 공장이 노동조합 게릴라 파업으로 2주간 가동을 멈추고 휴업에 들어갔다. 시장에 판매되는 냉연제품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와 가전기업에 부담이 늘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지회는 사측에 임금협상 재개와 특별격려금 지급 등을 촉구하며 지난달 24일부터 당진제철소에서 게릴라 파업을 벌여왔다.

노조는 후판·특수강·선재공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파업 범위를 열연공정으로 확대했다.

냉연강판 생산에 필요한 열연강판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사측은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12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당진제철소 냉연 1·2공장 가동을 2주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현대제철 가동중단까지 겹치며 냉연강판을 공급받는 고객사의 우려가 커졌다. 냉연강판은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 중 하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파업으로 열연공장 운영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냉연공장 휴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회사가 보유한 재고를 최대한 활용해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가 미리 확보한 재고 물량도 2~3개월분으로 당장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을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객사들 우려는 여전하다. 파업 장기화로 타 공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업 형식도 기존과 달리 순환근무 시스템에 따라 각 라인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지침을 하달하는 게릴라 방식이다.

회사가 사전에 어느 공정에서 파업이 진행될지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로 대체 인력 투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는 당진 냉연공장이 집중 타격을 받았지만, 향후 노조의 파업 범위 확대로 포항이나 인천공장 등에서도 추가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와 가전업계는 좌불안석이다. 국내 철강재 공급이 타트해진 가운데 유통가격도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다. 

포스코는 이와 관련 이달 3후판 및 1선재를 시작으로 오는 11월 2후판 및 3·4선재와 12월 2열연, 2냉연, 2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공장 등을 단계적으로 복구할 방침이다. 회사는 복구에 맞춰 가격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재고엔 여유가 있지만, 파업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공급 차질 대응책을 고심 중”이라며 “대안으로 중국산 냉연을 확보하는 방안도 있지만, 국내 제품대비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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