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외한 기업결합 승인 취득, 합병 기대감↑
가파른 성장세 이어갈 전망… 실적 정상화 수순
글로벌 항공사 목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모색
MRO·UAM 집중 계획… 10월까지 마무리 예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메가케리어' 탄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사진=각 사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메가케리어' 탄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사진=각 사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메가캐리어’ 탄생이 임박했다. 합병 움직임에 따라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저비용항공사(LCC)까지 항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LCC들에게는 또 다른 도약이 발판이 마련됐다. 아직 합병을 잠당할 수는 없는 상황속에서 항공업계의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2020년 11월부터 시작돼 4년 넘게 혈투를 펼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연내 결정될 전망이다. 최근 난항을 겪었던 유럽연합(EU) 심사까지 받으며 합병에 탄력을 받았다. 대한항공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고 노선 확대에 따른 소비자 선택폭도 넓어지는 등 시너지 기대감이 커진다.

◆미국만 남았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한항공의 꿈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EU와 기업결합 사전 협의 절차를 개시했으며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후 화물사업 경쟁 제한 우려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고 결국 승인을 받아냈다.

EU는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을 우려해 새로운 방안을 요구했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결국 화물사업 매각을 결정하면서 승인을 받아냈다. 이사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등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더 큰 미래를 내다본 결정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올 1월 일본 경쟁당국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된 기업결합 승인도 획득했다. 2021년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국가 중 ‘필수 신고국’ 미국만을 남겨놓고 13개 국가와 합의에 성공했다.

양사의 합병은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오랜 꿈이었다. 그는 결합심사 이후 꾸준히 합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 회장은 우리는 현재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을 위해 100% 전념하고 있다”며 “포기해야 할 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해낼 것이다. 남은 당국을 설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국내 1위 항공사로 꼽히는 만큼 지난해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 14조5751억원, 영업이익 1조586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45.0% 감소했으나 매출은 전년 대비 8.7%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 및 여객기 벨리 공급 감소 여파로 2022년 화물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졌고 이때 올린 2조8836억원의 영업이익에 대한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고려하면 실적 악화가 아니라 정상화 수순을 밟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견조한 장거리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동계 성수기 관광 수요 회복으로 실적 호조도 기대된다. 동남아 관광노선과 일본 지선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며 수익을 극대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이뤄지면 여러 부문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이뤄지면 여러 부문에서 시너지가 발생할 전망이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세계 10위권 도약 목표… 합병 효과 기대감 상승

항공사 ‘왕좌’를 유지하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까지 품게되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국내에 한정되는 항공사가 아닌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소비자도 합병에 따른 편리함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면 여객 부문에서는 세계 15위 이내, 화물 부문에서는 세계 10위 이내로 몸집이 커진다. 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해도 항공화물 부문의 입지는 지금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6조5321억원, 영업이익 400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 합계는 20조원을 넘는다. 양사의 통합은 여객 점유율과 매출 등이 확대되는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선 노선과 정비, 교육 등에서 수익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며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경쟁당국의 승인을 모두 얻어낸 뒤 글로벌 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선망과 항공기, 공급규모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으로 환승 수요 추가 유치와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에도 이바지할 예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대가 크다. 노선과 스케줄의 선택 폭이 넓어지면 원하는 시간대의 항공편을 알아보기 쉽고 일정에 맞는 여행이 가능해진다. 연결편 스케줄도 개선될 수 있고 마일리지 통합 사용으로 편익도 향상될 전망이다.

경쟁사와 불필요하게 소모했던 에너지도 줄이면서 국내 항공산업 투자에 집중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대한항공은 항공정비사업(MRO)와 항공우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투자를 늘리면 국내 항공업계의 발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구체적인 항공 기체·부품·엔진 등의 정비사업인 MRO를 일원화해 비용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다. 대표적인 대형 항공사가 합쳐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주력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늦어도 올 10월까지 매각 준비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당국의 승인을 기점으로 미국 경쟁당국과의 협의에 박차를 가해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글로벌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리더로서 지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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