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은 'HBM', 차세대 제품 앞세워 수익 증대 전망
D램 가격 상승세 속 메모리제품 중심 반등 '청신호'

(왼쪽부터)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와 삼성전자 평택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업장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와 삼성전자 평택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업장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이슈가 전면에 떠오른 뒤 고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는 등 업황 사이클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다.

지난해 경기침체 여파 등으로 고전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해 4분기 흑전 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반등 신호탄을 쏜 이후 HBM 매출 비중 확대에 속도를 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 판매 비트 수가 두 자릿수 퍼센트로 올라와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AI 메모리 솔루션으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의 HBM시장 내 압도적인 점유율은 곽 사장이 자신감을 나타낼 수 있는 배경이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D램 수요 부진 등으로 연결기준 매출액 32조8000억원과 영업손실 7조7000억원을 각각 기록했지만, 올해는 다를 것으로 본다.

특히 올해는 AI 서비스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HBM 수요 확대 가능성을 키운다. 

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SK하이닉스가 HBM쪽 기술력에 있어 경쟁사보다 앞섰고 엔비디아라는 최대 고객사까지 확보했으니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등 수익성 향상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와 관련 지난달 5세대 제품의 초기 양산을 시작했고 선두 자리 수성을 목표로 삼았다. 여기에 글로벌 D램 가격의 상승세는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가격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메모리사업이 올 1분기 흑자 전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주요 전략으로 12단 5세대 HBM3E와 32기가비트(Gb) 기반 128기가바이트(GB) DDR5 제품을 상반기 중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역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이익 개선을 거둘 것이란 증권가 전망도 잇따른다. 한화투자증권은 예상 실적 관련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7%, 98% 증가한 2조4000억원과 5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 기술 격차 축소를 실적 개선의 관건으로 꼽았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후발주자 위치지만 하반기 중 5세대 HBM3E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갭은 빠르게 축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세대 HBM 최신 제품인 36GB HBM3E 12단(H)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양산 목표를 세우는 등 시장점유율 강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지난해만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낸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처럼 올해 HBM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로  반등에 청신호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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