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주주총회서 내년 마하-1 계획 밝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가속기시장 도전

삼성전자가 지난 20일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 가속기 '마하-1' 개발 소식을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 20일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 가속기 '마하-1' 개발 소식을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삼성전자가 대규모언어모델(LLM)용 인공지능(AI) 가속기 ‘마하-1’을 개발 중인 소식을 주주총회에서 공개했다. 마하-1은 내년 출시 예정으로 AI 가속기시장 점유율 1위인 엔비디아의 아성을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사장은 지난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AI 가속기를 내년 초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가 개발중인 AI 가속기 ‘마하-1’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이의 병목현상을 줄여주는 SoC(시스템온칩) 형태 AI 가속기다. 반도체 사이의 병목현상을 8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또 마하-1은 기존 AI 반도체에서 쓰였던 고대역폭메모리(HBM) 없이 저전력(LP) 메모리만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경 사장은 “여러 알고리즘을 써서 메모리반도체(D램)와 GPU 사이의 병목현상을 8분의 1정도로 줄였다”며 “HBM보다는 LP메모리를 써서도 LLM 추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마하-1과 관련해 프로그래머블칩(FPGA) 검증을 마친 상태로 현재 시스템온칩(SoC) 디자인을 진행중이다. 이르면 내년 초에는 삼성전자의 칩으로 구성된 AI 시스템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마하-1은 기존 AI 가속기의 여러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AI 가속기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마하-1을 통해 엔비디아 독주 체제를 누그러뜨릴 계획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가속기시장의 95%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AI 가속기 모델 ‘H100’은 품귀현상까지 보이며 웃돈을 주고도 못 구해 정보기술(IT)업체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인 만큼 마하-1이 엔비디아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를 착실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경 사장은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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