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활동 재개 가능성은 '언제든'
오랜 팬들이 붙여준 별칭은 '다정모'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연예계에서 ‘수식어’를 생성하고 본인의 온전한 ‘캐릭터’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본인이 만들더라도 팬들이 인정해줘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정모는 ‘N세대 대표 가수’라는 수식어를 만들었고 그는 팬들의 인식을 단단히 굳혀나가고 있다.

-과거 ‘무한도전’의 ‘토토가’를 통해서 해체된 가수들이 재결합해 프로젝트성 무대를 만들기도 했고, 얼마 전 ‘놀면뭐하니’에서도 오랜 시간 개별 활동을 했던 SG워너비가 ‘완성체’로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는데 트랙스의 재결합 가능성은 있나요?

트랙스가 원년멤버가 넷이지만 2004년 데뷔 후 1년 만에 드러머(노민우)가 탈퇴하고 2년 만에 베이스(강정우)가 탈퇴했어요. 그 후 보컬인 제이 형과 저만 남아서 2인조로 활동을 했습니다. 활동 끝 무렵에 EDM 요소를 넣은 앨범 발매를 결정하고 2018년 DJ인 긴조를 영입하며 ‘Trax X’라고 그룹명을 바꾸고 3인조 활동을 하였죠. 그리고 1년 후인 2019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나면서 트랙스의 공식 활동은 종료됐어요.

‘트랙스’라는 이름으로 활동 재개의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두고 있어요. 만약 재결합해 활동한다면 트랙스로 대부분의 활동을 함께한 제이 형과 2인조나 트랙스의 마지막 모습이었던 제이 형, 긴조와 함께하는 3인조 형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상황상 트랙스보다 각자의 활동에 집중해야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트랙스 활동 시절. 사진 제공=정모.
트랙스 활동 시절. 사진=정모 제공

-‘김희철X김정모’는 어떤 상황인가요?

애초에 ‘김희철X김정모’는 프로젝트성 그룹이었어요. 정식활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팬분들께서 언젠간 다시 활동하길 염원하며 ‘ing’으로 표현을 하신 것 같은데 저희 두 사람은 소속사도 다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아요. 지금도 희철이 형과는 연락을 자주하면서 음악적인 의견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희철이 형이 솔로 음반을 발매할 때 제가 작곡가 혹은 연주자로 참가할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저는 그 어떤 기회의 가능 여부를 닫아놓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함께 앨범을 발매하는 건 어려워요.

그러나 ‘김희철X김정모’는 앨범 발매가 아닌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언제든 가능할 것 같아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희철이 형이 출연하여 연주를 부탁한다면 당연히 나가서 출연해줄 의향이 있어요. 그땐 ‘김희철X김정모’의 모습일 거고요.

정모가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는 'N세대 대표 가수', 정모의 팬들이 붙여준 별칭은 '다정모'다.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정모가 가장 좋아하는 수식어는 'N세대 대표 가수', 정모의 팬들이 붙여준 별칭은 '다정모'다. 사진=PA 엔터테인먼트 제공

-N세대 대표 가수, 한국의 에릭 클랩튼, 인간 주크박스, 젊은 임진모(영진모) 등 여러 수식어를 얻었는데 어떤 수식어가 가장 마음에 드나요? 또한 팬들이 붙여준 별칭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과거 트랙스 시절의 저는 팬서비스로 하는 제스쳐나 감정표현을 잘 하지 않았어요. 공연 후 팬분들이 인사를 하셔도 메마른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게 다였어요. 싸인회장에서도 ‘오빠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세요’ 하면 ‘싫어요’라고 말을 할 정도였죠. 그게 팬분들이 싫어서가 절대 아니라 낯간지럽고 부끄러워서 그랬어요.

근간에 인스타그램 라이브 같은 매체가 생기면서 팬분들과 라이브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들이 넓어졌는데 요즘은 팬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저도 제 이야기를 하고, 또 팬분들의 신청곡을 받으면 즉석에서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가장 놀라는 분들은 다름 아닌 제 오래된 팬들이에요. ‘오빠 예전엔 안 그랬는데 정말 많이 다정해졌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제 이름이 ‘정모’잖아요. 그래서 붙여준 별칭이 ‘다정모’예요. 별칭도 별칭이지만 ‘내가 정말 팬분들에게 무뚝뚝한 사람이었구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무뚝뚝하고 어쩌면 무심하게 느껴졌을 뻔도 한데 제 곁에 팬으로 남아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정모’라는 별칭이 오랜 팬들의 존재처럼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방송 수식어 중 가장 좋은 건 단연 ‘N세대 대표 가수’인 것 같아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N세대라는 단어가 유행이었어요. ‘N세대를 위한 콘서트’ 같은 것도 많았고요. 당시 N세대를 대표하는 만큼 이메일 주소에 들어가는 ‘@’를 콘서트 이름 안에 넣어 진행한 음악 프로그램도 기억이 나요.

X세대, Z세대, 386세대 등 여러 세대가 있지만, 그동안 가수로서 ‘N세대’를 언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제가 라디오에서 과거 유행했던 가요를 소개하는 코너를 맡아 소개하다 보니 제 나이를 많게 보셨는지 ‘정모 씨 대체 몇 살이에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X세대까지는 아니고 N세대입니다’라고 했는데 반응이 말 그대로 ‘빵’ 터졌어요. 그래서 ‘앞으로 내가 이걸로 밀고 나가야겠구나!’ 머릿속을 지나갔죠. 이후 ‘N세대 대표가수’라고 소개를 했어요.

‘N세대 대표 가수’라는 수식어는 제가 만들었지만 팬분들에게 저를 각인시키는 캐릭터가 되었기에 애착과 애정이 넘칩니다.

<계속>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