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동안 52% 주식 가격 하락
"광주 사고 불확실성 해소가 시급"

광주 붕괴사고와 관련해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영업정지에 대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14일 법원으로부터 받아드려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광주 붕괴사고와 관련해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영업정지에 대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14일 법원으로부터 받아드려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부실시공 사태 등으로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이 회사가 법원에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부진했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서 HDC현산은 이날 오후 1시3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33% 내린 1만4900원에 거래 중이다. 한때 5.35% 밀리던 주가는 판결이 나오고 상승 전환하며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HDC현산의 신청을 받아들여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재판부는 HDC현산의 영업정지 처분을 관련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오는 18일부터 시행되는 영업정지 처분이 중지되고,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영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30일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8개월 처분에 관한 것이다. HDC현산은 전날 추가로 내린 영업정지 8개월을 둘러싼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도 조만간 제기할 예정이다.

온라인 종목 게시판에선 “본안 심사만 최소 6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영업정지 위기는 피한 듯” 이란 안도 섞인 글과 함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어쩌면 마지막 탈출(매도) 기회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한숨 돌리긴 했으나 여전히 광주 사고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가 시급한 문제임을 지적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HDC현산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8.6% 감소한 40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65% 밑돈 수준”이라며 “이는 광주 화정 현장 사고에 대한 충당금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는 인도 기준으로 회계적 이익이 반영되는 청주 가경 4차 영향으로 자체사업 실적이 단기 개선될 수 있으나, 광주 사고 여파로 인해 회사의 기업가치는 단기실적보다 사고 관련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택 인허가 강화에 따른 착공 일정 지연, 현장 감리 강화에 따른 공사 진행률 하락을 반영해 HDC현산의 올해와 내년 매출액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10.8%, 23.8% 낮췄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주택, 외주주택 부문매출총이익률 추정치를 기존 대비 5%포인트씩 낮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56.9%와 54.7% 하향 조정했다”며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훼손되고, 채무상환 목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존에 지급해온 주당 600원의 배당 또한 불투명해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HDC현산에 대해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으로 추가 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번 영업정지 처분의 효력은 오는 12월 발생한다. HDC현산은 앞서 부실시공 혐의로 내려진 8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이번 것까지 더해 총 1년 4개월의 행정처분을 받게 됐다.

HDC현산은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7개월 후인 지난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공사현장 붕괴사고 등 두 번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며 주가가 절반 이상 빠졌다. 지난해 6월9일 사고 발생 당시 3만1400원하던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52.38%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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