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40여년 만에 최악의 물가 쇼크에 일제히 급락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다음 주 금리 결정을 앞둔 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사진=뉴욕증권거래소(NYSE)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40여년 만에 최악의 물가 쇼크에 일제히 급락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다음 주 금리 결정을 앞둔 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사진=뉴욕증권거래소(NYSE)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소비자 물가가 40여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80.00포인트(2.73%) 하락한 3만1392.79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96포인트(2.91%) 떨어진 3900.86에, 나스닥종합지수는 414.20포인트(3.52%) 급락한 1만1340.02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전망치이자 전월치인 8.3%도 웃돌았다.

5월 CPI는 1981년 12월(8.9%) 이후 약 40년만에 최대폭 인상을 보여 투자 심리를 급속도로 냉각시켰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이 확인되면서 다음 주 금리 결정을 앞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 금리 인상) 우려까지 제기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 미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5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이 향후 몇 달 동안 금리 인상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가 충격으로 연준은 이번 달 돌아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으며, 가을에도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긴축 우려에 국채금리는 치솟았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3%를 돌파하며 장중 3.067%까지 급등(채권가격 급락)했다.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3.178%까지 올랐다.

채권 금리상승은 뉴욕증시 고성장 기술주에 부담을 가하는 요인이다. ‘대장주’ 애플 주가는 3.86% 떨어졌다. 엔비디아(-5.95%), 아마존(-5.60%),  메타(페이스북 모회사·-4.58%), 마이크로소프트(-4.46%), 테슬라(-3.12%), 알파벳(구글 모회사·-3.04%) 등도 급락했다.

금융주, 경기민감주도 약세를 보였다. 웰스파고는 6% 이상, 골드만삭스는 5% 이상, JP모건체이스는 4% 이상 하락했다. 보잉도 5% 이상 밀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도 부진했다. 미국의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시장예상(58.5)을 훨씬 밑돈 사상 최저치 50.2에 그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66(6.36%) 급등한 27.75를 나타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2.70달러(1.2%) 상승한 1875.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의 봉쇄 우려 등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84달러(0.69%) 내린 120.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세지만 이번 주 전체로 1.5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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