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9년째 대표직을 맡아 온 증권가 '장수 CEO'
업계최초 채권브로커 출신 사장… 채권 전문가 평가
젊은 사고·격의 없는 소통…구성원간 벽 허물기 노력

김신 대표(사진)는 9년째 대표직을 맡아 SK증권을 이끌고 있다. 올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투자 교육 콘텐츠 사업 추진과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등을 올해 더욱 구체화해 신성장 먹거리로서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SK증권 제공
김신 대표(사진)는 9년째 대표직을 맡아 SK증권을 이끌고 있다. 올해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투자 교육 콘텐츠 사업 추진과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등을 올해 더욱 구체화해 신성장 먹거리로서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SK증권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올해로 9년째 대표직을 맡아 SK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신 대표는 증권업계에서 유명한 ‘장수 최고경영자(CEO)’다. 

1987년 쌍용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한 김 대표는 채권운용을 담당하며 채권영업팀장까지 지냈다. 이후 2004년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뒤 장외파생팀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대증권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2014년 3월 SK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첫 부임하며 인연을 맺은 김 대표는 2020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내년까지 SK증권을 이끌게 됐다.

김 대표가 SK증권 경영을 맡으며 공을 들인 부문은 친환경 특화 증권사로서의 입지 굳히기다. 2017년 신재생에너지 본부 신설을 시작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성 강화, 사업 범위 확대 및 경영 내재화를 위해 지난해 ESG 부문을 출범시키고 ESG부문 산하에 기후금융본부와 ESG금융본부를 뒀다. 

기존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던 투자금융사업구조를 대체하기 위해 김 대표는 2018년 7월부터 친환경 기후금융사업에 집중했다. 같은 해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서 탄소배출권 중개사업을 시작했고 KDB산업은행이 국내 최초로 발행한 원화 녹색 채권의 인수 주관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 최초 채권 브로커 출신 사장에 오르며 채권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 대표의 진가는 여기서 빛을 봤다. SK증권은 지난해 2월 1000억원 규모의 하나카드 ESG채권 발행에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같은 해 4월과 5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IBK캐피탈과 1500억원 규모의 한국중부발전 ESG채권 발행주관도 맡게 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SK증권 영업이익은 508억원으로 전년(123억원) 대비 313% 급등했다. 당기순이익도 237% 증가해 414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사업 다각화다. ESG 관련 친환경 특화 증권사의 행보는 이어가데, 다양한 수익성 확보를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투자 교육 콘텐츠 사업 추진과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 등을 올해 더욱 구체화해 신성장 먹거리로서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 교육 콘텐츠 사업은 SK증권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자료를 기반으로 온라인교육 플랫폼(콘텐츠 제작업체)을 통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SK증권은 리서치센터에서 분석한 자료를 외부업체에 제공하고 이에 따른 수수료를 받게 된다. 증권사가 리서치자료로 수익성 콘텐츠 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은 안전한 자산관리 및 결제, 대출, 배당, 증권형토큰발행(STO) 등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내에 편입하게 될 때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자산 시장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라며 “SK증권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되 안전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춰 국내 법규를 준수하면서 제도화에 발맞춰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SG 관련한 김 대표의 행보는 꼼꼼했다. 환경과 사회 이슈를 수익 창출 구조와 잘 배치해 좋은 성과를 이끈 그는 지배구조, 특히 조직 내 인적자원에도 집중했다. 다만, 접근 방법은 다른 기업들처럼 성과 및 구조 혁신이 아니다. 그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한 감성적 접근을 택했다. 결국, ‘사람을 중시하는 것이 기업의 근간이다’라는 사고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소탈하고 격의 없는 소통 방식으로 구성원들이 대표에 지니는 벽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부임 초부터 기혼이나 승진자 등 공통분모를 지닌 직원들과 만나 다양한 주제로 얘기 나누는 ‘CEO 행복카페’를 운영해왔다.

2017년 드라마 ‘도깨비’가 종영한 뒤 극중 본인과 같은 이름의 ‘김신’을 연기한 배우 공유의 달력을 마련해 직원들이 들고 갈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임직원들에게 축하편지와 학용품을 증정하는 등 직원들을 잘 챙긴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 대표는 사장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소통으로 협력하고 목표 방향을 공유하는 건전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인재를 중시하고 비용과 수익구조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는 건강한 회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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