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 목표로 삼성 바이오산업 전반 기획
창립 10년 '6종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출시 

고한승 대표.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고한승 대표.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2012년 2월 창립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끄는 고한승 사장의 뒷심이 대단하다. 올해 창사 10년을 맞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6종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상업화에 성공해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이 6종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판매 수익과 개발 성과에 대한 마일스톤, 후속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금빛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자유전학 박사 출신, 2000년 삼성 합류

창립 10년 만에 이 모든 것을 이뤄낸 고한승 사장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1963년 부산에서 태어나 중학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이민자 2세다. UC버클리에서 생화학을 전공했고 노스웨스턴대학에서 분자유전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 사장은 삼성에 합류하기 전까지 미국 바이오기업 타켓퀘스트 등에서 일했고, 1999년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다이액스(Dyax) 부사장을 맡았다.

그가 삼성에 합류한 것은 삼성이 바이오분야를 염두에 두고 신사업 육성을 추진하던 2000년이다. 그는 삼성종합기술원 바이오&헬스 팀장으로 영입된 뒤 삼성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목표로 추진한 바이오 사업의 첫돌부터 차근차근 쌓는 역할을 했다. 

고 사장은 2007년 삼성전략기획실 신사업팀 전무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삼성의 바이오 산업 전반을 기획했고 2011년에는 삼성전자 바이오사업팀 담당임원을 맡았다. 이후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범하면서 초대 대표이사가 됐다. 

◆6개 제품 더해 후속 4개 제품 개발 추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출범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해 만든 회사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후발주자였다. 고 사장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분야에서 빠른 추격자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만의 독자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와 바이오젠과의 마케팅 협력 등으로 선진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여러 바이오시밀러를 동시 개발하고 각 단계 임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더불어 진출 목표국인 미국과 유럽의 허가당국 기준을 동시 충족할 수 있는 스마트한 임상시험 설계로 빠른 시장 진입을 실현했다. 그는 빠른 심사를 위해 임상시험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진다.

보통 임상시험을 할 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업무를 위임하는데 관리 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으로 환자 모집 등까지 직접 챙겼다는 것이다. 또 판매 승인 절차에서 요구될 수 있는 추가 자료 등을 미리 준비하는 치밀함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제품의 시장 진입을 앞당겼다. 

이처럼 고 사장이 이끄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창립 이후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업화에 주력해 출범 3년 만인 2015년 9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판매 승인을 획득한데 이어 12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판매 승인을 득하며 시장에 첫발을 뗐다.

이후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의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시장을 확장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한 5종 제품의 2021년 연간 실적은 12억5510만달러(1조63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고 사장은 후속 파이프라인인 솔리리스, 아일리아, 프롤리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판매를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선도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혁신적인 과학기술 도입을 통해 의료 수요가 있는 곳에 보다 빠르고 합리적으로 고품질의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해왔다"며 "6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는 등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업계에서 누구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천 송도 신사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천 송도 신사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새로운 10년 위해 개발 프로세스 지속 혁신 다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천 송도에 신사옥 입주를 마쳤다. 신사옥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에 특화된 시설과 업무 인프라를 갖췄다. 송도와 수원으로 이원화돼 있었던 사업장도 신사옥으로 통합 운영됐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사옥은 바이오 클러스터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업계 전문 인력 양성의 요람으로써 송도가 세계적인 바이오 산업의 허브로 성장해 나가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 곳을 전초기지로 삼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로 더욱 발돋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 지분을 모두 인수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고 사장은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는데 있어 보다 빠른 사업 추진도 가능해졌다.

고 사장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난 10년간 임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이뤄 온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며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간 혁신적인 개발 플랫폼과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나갈 것이다. 이미 업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개발 프로세스 역시 멈추지 않고 계속 혁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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