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조원 규모 적자 위기 극복, 자이 경쟁력 강화
12년 장기집권 성공… 높은 신뢰 바탕으로 4연임 확정
정비사업 약점인 리모델링까지 강화… 전문 조직 개설
도심항공모빌리티 상용화·연어 양식 등 신사업 눈독

건설업계 최장수 CEO로 불리는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사의 높은 신뢰를 받는 인물이다. 사진=GS건설 제공
건설업계 최장수 CEO로 불리는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회사의 높은 신뢰를 받는 인물이다. 사진=GS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문경영인으로서 이례적으로 4연임에 성공한 인물이다. 건설업계 현직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도시정비 부문을 중심으로 GS건설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사 브랜드 자이를 앞세워 차별성을 강조했고 회사의 성공을 이끌었다.

특히 임 부회장은 위기에 빠진 GS건설을 재건시킨 인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실적개선뿐만 아니라 리모델링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하는 그는 최근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시키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 대위기 극복한 '구원투수'

임 부회장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장훈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고 대학원에서 조세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년 동안 검사생활을 보낸뒤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 입사하며 재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LG회장실 상임변호사와 LG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을 거친 뒤 2004년 GS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GS홀딩스 사업지원팀장으로 지내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 분위기를 파악했고 2012년 GS건설 경영지원총괄(CFO) 역할을 맡아 건설업계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꾸준하게 커리어를 쌓았다.

능력을 빠르게 인정받은 임 부회장은 2013년 GS건설 대표로 선임됐다. 그 당시 회사는 전례없는 위기에 빠졌다. GS건설은 무리한 해외 건설수주와 성과부실로 2013년 1조원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임 부회장은 과감하게 재무구조 개선부터 시작했다. 대규모 영업적자의 원인이었던 해외수주 대신 수익성 중심의 국내 주택사업을 선택했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했고 특히 자사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했다.

결국 임 부회장은 1년 뒤인 2014년 510억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실적은 빠르게 회복됐다. 지난해 GS건설은 매출 9조370억원, 영업이익 6460억원, 신규 수주 13조330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률(7.1%)은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2016년에 이어 2019년에도 임기를 이어갔고 올 2월 연임이 확정되면서 2025년까지 GS건설을 이끌게 됐다. 12년 장기집권에 성공하면서 건설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임 부회장은 업계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로 그가 쌓아온 커리어와 노하우는 큰 무기로 평가될 것”이라며 “가장 힘든 시기에 위기를 극복한만큼 회사의 높은 신뢰를 얻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4연임이 확정되면서 그의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최근 리모델링사업뿐만 아니라 신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사진=GS건설 제공
임 부회장은 최근 리모델링사업뿐만 아니라 신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사진=GS건설 제공

◆ 정비사업 왕좌 겨냥...신사업에도 눈독

어쩌면 올해는 임 부회장에게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도시정비사업 부문 왕좌 자리 탈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GS건설은 재개발·재건축사업 부문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였으나 리모델링사업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시대가 변하고 선택지가 다양해진 주택시장에서 리모델링사업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이에 임 부회장도 리모델링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GS건설은 올 6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Lab’을 신설했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 리모델링 연구 조직을 만들어 아파트 리모델링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재건축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아파트 리모델링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임 부회장은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물 구조 안정성 우려가 큰 리모델링을 안정적으로 성공시키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미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1위를 노리는 강자로 평가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1437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2위를 차지했다. 1위인 현대건설(5조5498억원)과 차이가 박빙이다. 이에 임 부회장은 약점으로 평가되는 리모델링까지 강화하면서 정비사업 왕좌를  확실하게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 임 부회장은 신사업까지 관심을 넓혔다. GS건설은 지난달 28일 부산시가 추진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상용화’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GS건설은 2026년 부산시 UAM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실증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GS건설은 지난 19일 국내 최초로 폐쇄식 육상순환여과 방식의 연어 양식 시설을 착공하며 스마트양식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했다. 회사가 건설하는 시설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는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내 6만7320㎡ 규모의 부지에 지하1층~지상2층 규모로 조성되고 연간 500톤 정도의 대서양 연어를 생산하게 된다.

GS건설 관계자는 “UAM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 잠재성이 큰 사업으로 관련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또 스마트 양식 테스트베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한 대서양 연어를 직접 생산해 국내 수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 성과 중심의 사업 전개와 신사업 확대를 위한 체질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앞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높아진 안전의식 등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 보다 성공적인 사업발굴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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