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데시앙' 중심으로 실적 반등 이룬 장본인
회사 두터운 신뢰 받는 인물, 대표직 4번 맡아 역할 수행
사회적·윤리적·비재무적 성과 중시하는 'ESG위원회' 신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하수처리부문' 공략… 사업 다각화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은 실적개선과 과감한 도전을 추구하는 장수 CEO로 평가받는다. 사진=태영건설 제공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은 실적개선과 과감한 도전을 추구하는 장수 CEO로 평가받는다. 사진=태영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은 뛰어난 실적개선 능력을 선보이는 ‘재무전문가’로 불린다. 특히 주요 건설사 가운데 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올라선 인물이다. 과감한 도전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태영건설을 구해낸 장본인으로 회사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부회장은 태영건설의 브랜드 ‘데시앙’을 앞세워 주택사업 부문 강화를 이끌었고 기존 관급공사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하수처리사업에 공을 들이는 등 신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대표이사 4번, 35년 근무한 '태영맨'

이 부회장은 1946년생으로 마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82년 태영으로 입사했다. 2000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04년 사장직을 맡는 등 회사의 임원진으로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2007~2008년에는 영업·기술부문 대표이사 사장 역할을 수행하는 등 다방면에서 능력을 키웠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태영건설 고문으로 일하다 퇴사했으나 2014년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6년 만에 다시 CEO로 복귀했다. 6년 공백기를 제외하면 35년 동안 회사에 몸 담은 '태영맨'으로 불린다. 그는 2015년 대표이사, 2018년 대표이사 연임, 2019년 대표이사 부회장, 2021년 대표이사 재선임 등 4번이나 대표직을 맡았다.

이 부회장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태영건설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DESIAN)’이다. 데시앙은 ‘실용적인 공간’, ‘견고한 기술력’, ‘감각적인 디자인’, ‘변함없는 정성’ 등 4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그는 데시앙을 활용해 주택사업 강화를 주도했다. 2019년에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변경하고 홈페이지도 개별적으로 오픈하면서 브랜드 강화에 힘썼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광명루프갤러리’는 국토교통부와 한국조경학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해당 부지는 2006년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사업지구 복합단지개발사업을 추진해 지난해 준공한 조경공간으로 데시앙 아파트와 연결시켜 고객의 니즈를 반영했다. 올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해 2년 연속 노고를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이 회사의 높은 신뢰를 얻게된 이유는 재무관리 능력이다. 이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2014년 이후 태영건설의 영업실적은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2014년 매출은 1조8750억원으로 2010년대 이후 가장 낮았으나 2015년 1조8835억원, 2016년 2조593억원, 2017년 3조266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2014년~2017년) 영업이익 역시 2014년 182억원에서 2017년까지 3111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순이익은 2014년 575억원 손실에서 1232억원으로 급증했다. 안정된 수익기반을 우선시하는 그의 경영능력이 그대로 결과에 반영된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조금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해 태영건설의 매출은 2조7558억원, 영업이익 175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0% 감소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74억3600만원 손실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결과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하지만 아직 하반기가 남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손실이기 때문에 올해 말에는 충분히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원자재 상승으로 손익이 줄어든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올 2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나 누계실적은 흑자를 기록했다”며 “올 하반기에는 재무구조 상황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이끄는 태영건설은 최근 친환경사업을 중심으로 ESG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사진=태영건설 제공
이 부회장이 이끄는 태영건설은 최근 친환경사업을 중심으로 ESG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사진=태영건설 제공

◆ESG 강화, 블루오션 친환경사업 '공략'

이 부회장은 최근 건설업계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도 힘을 쓰는 모습이다. 그는 올 3월 사회적·윤리적·비재무적 성과를 중시하는 시대적 흐름을 따르고 체계적·투명한 경영활동에 앞장서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업무와 ESG경영 목표 일체화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방향을 설정했고 조직별 ESG 과제를 수립했다. 아울러 ESG 업무를 전담하는 파트를 신설하는 등 전사 차원의 체계적인 ESG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제는 필수로 떠오른 친환경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수많은 건설사들이 원전과 탄소중립 등 여러 부문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선택한 것은 새롭게 떠오르는 하수처리사업이다. 대부분 건설사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블루오션을 공략해 하수처리부문 선두로 나서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이 이끄는 태영건설은 국내 최다 상하수처리 시설 시공실적을 기록했다. 기술개발도 꾸준히 진행하는 중이다. 상수처리 부문에서는 20년 동안 54곳의 정수장을 시공했고 하수처리 부문에서는 70곳 이상의 시공실적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이 선택한 하수처리사업의 전망은 밝다. 경기도 남양주와 충북 음성, 경남 진주시 등 전국 지자체에서 하수처리시설 용량을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하수도시설도 대부분 보급된 지 40년이 넘어 노후화된 시설을 재정비해야할 시기다.

국내에서는 수원시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을 제안해 2019년 수원 공공하수처리시설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하루 32만5000톤 규모 하수를 정화하고 2025년까지 하수를 정수하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대전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과 ​춘천 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사업도 추진 중이다.

해외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업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0만톤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짓고 90.2㎞ 하수관로를 설치하는 방글라데시의 ‘차토그람 하수처리사업’ 1단계 설계·시공 프로젝트의 낙찰자로 선정됐다. 수주금액만 3286억원에 달한다.

이 부회장은 하수처리사업 확장을 넘어 기술개발에도 노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미래 하수처리기술 ▲호기성 그래뉼 슬러지를 이용한 고효율 질소저감 하수처리기술▲하수슬러지 호기성 발효 최적 감량 등 하수처리 관련 3건의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회사는 수처리사업과 폐기물사업 외 친환경사업을 바탕으로 ESG 시대에 적합한 사업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신설된 ESG 위원회를 활용하고 사회적 요구에 부합하는 사업전략과 방향성을 정립하는 등 지속가능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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