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대표적 '재무 전문가', 시공능력평가 '20위 재진입' 성공
영업익 꾸준한 상승세… 취약 부분 공략해 부진한 실적 개선
공항사업 이어 주택사업 본격 시작, 매출비중 50% 달성 목표
해외 건설시장 영역 확대… "리스크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서재환 금호건설 대표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금호건설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금호건설 제공
서재환 금호건설 대표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금호건설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금호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서재환 금호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32년 동안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지원을 담당한 ‘재무 전문가’로 불린다. 서 대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총애를 받은 인물로 회사의 중요한 업무를 맡아 위기상황마다 탁월한 대처능력을 보였다.

그는 금호건설이 강점을 지닌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극대화 경영에 나섰고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실적개선을 이끈 그의 행보가 금호건설을 어디까지 키울지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34년 '금호맨', 실적개선 '청신호'

서 대표는 1954년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에서 물류시스템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뒤 현재 금호건설 재직까지 34년 동안 몸 담은 정통 금호맨이다.

서 대표는 한국도심공항터미널 관리총괄과 한국복합물류 경영지원 총괄, 대한통운 경영관리 부문장을 거쳐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실장까지 맡아 능력을 키웠고 2016년 금호건설 대표자리에 오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평가되는 만큼 금호건설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된다.

금호건설은 2010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에 오르는 등 입지가 튼튼한 건설사였다. 하지만 계열사 매각과 재매입, 워크아웃 돌입,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이슈들이 반복되면서 2018년 시공능력펑가 23위까지 떨어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서 대표의 능력이 점차 뒤쳐진다고 평가했으나 그는 이런 우려를 금방 잠식시켰다. 서 대표의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금호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22위)보다 7단계 오른 순위로 2017년 이후 5년 만에 2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실적개선도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 대표가 취임했던 2017년 금호건설의 매출은 1조2979억원이었다. 2018년은 1조3767억원, 2019년 1조5977억원, 2020년 1조8926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조65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조를 넘겼다.

영업이익도 2017년 310억원, 2018년 423억원, 2019년 555억원, 2020년 812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7.3% 늘었다. 그룹 내부에서 재무 전문가로 평가되는 그의 능력이 또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2015년 이제 막 워크아웃 졸업한 금호건설은 수익성 회복이 절실했기 때문에 지금은 서 대표의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됐다. 2015년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예금)이 2166억원에 달했으나 꾸준히 줄어들면서 2020년 807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434억원) 반등에 성공했다.

서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금호건설 제공
서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사진=금호건설 제공

◆수익성 극대화 주택사업 본격화 

서 대표는 기존 금호건설의 경영방식을 개편해 성장을 이끌었다. 금호건설은 자사의 ‘어울림’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공항건설이나 공공사업에 특화된 건설사였다. 하지만 서 대표가 취임한 2016년 이후 주택사업에 관심을 가졌고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그가 대표자리에 오를 당시 금호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주택사업부문의 비중은 23.6%에 불과했지만 2017~2018년 평균 2600세대를 분양하던 물량을 2019~2020년 평균 4700세대로 2배 가까이 늘렸다. 올해 목표 물량은 8054세대로 사업도 순항 중이다.

서 대표는 최근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에서 소규모 재건축부터 아파트, 오피스텔 신축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는 등 주택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서울 송파구 강변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도 입찰해 주택 리모델링시장 재진입도 노릴 전망이다.

서 대표는 기존 강점인 공공공사 외 주택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면서 주택사업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해 기준 주택부문 매출 비중은 45.8%까지 올라갔다. 올해 남은 사업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 더 큰 실적 개선과 주택사업 경쟁력 강화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사업이 늘고 있다는 점도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금호건설 자체사업은 2020년 433세대에서 지난해 2886세대 규모로 확대됐다. 자체사업은 이익률이 20% 수준으로 일반 주택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아 매출확대에 기여할 확률이 높다.

서 대표는 기존 강점이었던 공항사업도 놓치지 않을 예정이다. 2020년 9월 정부의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 발표도 금호건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호건설은 국내 최고 공항건설 기술을 보유했기 때문에 대규모 공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는 셈이다.

아울러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명가 재건을 노리는 서 대표는 해외시장까지 영역확대에 나섰다. 금호건설은 올 7월 베트남 ‘호찌민 제3 순환도로’ 공사의 일부 구간 중 2㎞가 넘는 ‘년짝’(Nhon Trach)대교 교량 공사를 수주했다.

금호건설이 단독으로 시공하는 교량 공사는 베트남 호치민시 동북부 ‘떤반’ 지역과 남동부 동나이성 ‘년짝’ 공단을 연결하는 ‘떤반(Tan Van)~년짝(Nhon Trach) 도로 건설사업 1A구간-1공구’ 사업의 핵심 구간이다. 총 공사금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금호건설의 분양실적이 늘어나는 것은 회사의 진정성이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앞으로도 고객들이 편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며 “여러 국가의 해외사업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수주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전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돼 수주를 통한 미래가치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수주부서와 현장, 지원부서의 유기적 협력으로 수주 전 단계에서부터 최종 사업정산이 이루어지기까지 발생하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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