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씻어내… 올 상반기 도시정비부문 8172억원 기록
기술력 중시·현장과 소통하는 경영 펼쳐… 잇따라 수주 성공
'현장 전문가' 해외까지 시장 확대, 5년 만에 1위 '왕좌 탈환'
신사업까지 영역 확대… "ESG경영을 선도하도록 성장할 것"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섬렵한 ‘현장 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임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율과 책임, 준법경영을 철저히 지키면서 사업을 운영하기로 유명하다.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키기 위한 그의 행보는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오 사장을 향해 의심을 품었다. 하지만 오 사장의 삼성물산은 완전히 다르다. 그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올 상반기 국내외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하반기에도 국내외 대규모 사업이 예정돼 그의 광폭 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 사장은 최근 신사업에도 관심을 가지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37년 삼성물산맨, 부진 털고 '수주 낭보'
오 사장은 1962년생으로 부산 해동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미국 인디아나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그는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줄곧 몸담은 ‘삼성물산맨’이다.
오 사장은 2009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중동지원팀장을 맡아 능력을 키웠고 2013년 글로벌조달실장을 수행했다. 2015년에는 플랜트PM(Product Manager·기획매니저)본부장, 플랜트사업부장을 거쳤고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3월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시공능력평가 1위를 지켜온 삼성물산 사장 역할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그는 기술력을 중시하고 현장과 소통을 강조하는 경영을 펼쳤고 ‘현장 전문가’ 능력을 살려 삼성물산 왕좌를 지켜내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부진을 벗어내고 괄목할만한 성장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0조9890억원, 영업이익은 2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1%, 52.7% 감소한 수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영업이익 5000억원을 밑돈 것은 2016년(343억원) 이후 5년 만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 사장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거나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앞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내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당시 삼성물산은 실적 부진이 지난해 3분기 강릉 안양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에서 원가 상상으로 1300억원 규모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올해 오 사장의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실적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2015년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사업을 마지막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2020년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 뛰어들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이에 오 시장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사 브랜드 ‘레미안’을 앞세워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삼성물산은 방배6구역 재건축(3696억원)사업과 이촌코오롱 리모델링(4476억원) 등 사업권을 따내며 상반기에만 도시정비부문에서 8172억원 실적을 올렸다.
올 하반기에는 흑석2구역과 한남2구역 등 대규모 재개발사업 입찰에 성공하면 1조 클럽은 따 놓은 당상이다. 신규 수주액도 눈에 띈다. 올 상반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5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해외통' 신사업까지 영역 확장 본격화
오 사장은 국내에서 만족하지 않고 해외까지 시장을 확대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해외수주 계약액은 69억6850만달러(8조35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해외사업 강좌로 꼽혔던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제치고 5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오 사장은 취임 이후 코로나19 반등 경기를 기반으로 전문성을 갖춘 해외사업 강화에 나섰다. 35년 넘게 해외 현장을 거친 오 사장의 능력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 카타르에서 1조8563억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기지 건설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이후 대만공항 제3터미널 공사(1조2400억원)와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5000억원) 등에서도 잇따라 수주했다. 특히 성장성이 큰 중동을 공략해 지난해 말 22억7000만달러 규모 아랍에미레이트(UAE) 초고압 직류송전(HVDC)망 구축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은 올 7월 19억1433만 달러 규모 미국 반도체 공장 신축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이에 올 상반기 3조5000억원 해외 신규 수주액을 달성했고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49억9922만 달러(6조5939억원)를 기록하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오 사장은 국내외 사업 수주에서 멈추지 않고 삼성물산 건설 부문 성장을 위해 신사업에도 힘을 쏟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은 올 2월 포스코,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과 수소, 암모니아 등 청정에너지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올 4월에는 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 저장설비 제조부터 개발·운영까지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미국 포윈(Powin)사에 지분투자·사업협력을 결정했다. 삼성물산은 투자를 거쳐 태양광 발전사업 EPC 수행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시장에서 입찰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소형모듈원전(SMR)사업 강화에도 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미국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에 2000만달러, 올해 5000만달러 규모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뉴스케인파워는 1기당 77MW(메가와트) 원자로 모듈을 최대 12개까지 설치해 총 전력 924MW를 생산하는 자연 냉각 방식 SMR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오 사장은 “SMR을 비롯해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겠다”며 “삼성물산이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더 성장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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