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나스닥 상장업체 '아베오' 인수합병
아베오, 신장암 치료제 보유·파이프라인 3종

LG화학은 국내 업계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은 신장암 신약을 보유한 미국 항암제기업 아베오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국내 업계 최초로 FDA의 승인을 받은 신장암 신약을 보유한 미국 항암제기업 아베오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LG화학 제공

[서울와이어 김지윤 기자] LG화학이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미국 항암제 기업을 인수한다.

LG화학은 FDA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아베오)를 약 8000억원(5억6600만달러)에 인수키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내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지분 100%를 인수한다.

아베오는 2002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톤에 설립돼 임상개발·허가·영업·마케팅 등 항암시장에 특화된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알려졌다. 2010년 나스닥시장에 상장됐고, 지난해 FDA로부터 신장암 표적 치료제 ‘포티브다(FOTIVDA)' 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한 1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027년에는 5000억원의 매출(미국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진행 중인 포티브다와 면역항암제의 병용임상 성공 시 치료제의 적용범위가 확장돼 추가 매출도 기대된다.

인수합병은 LG화학이 보유 자산 등을 활용해 미국 보스톤 소재 생명과학 자회사인 ‘LG화학 라이프사이언스이노베이션센터(LG CBL)’에 인수자금을 출자하고 이후 LG CBL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신규 설립해 아베오 인수합병을 진행한다.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 아베오 주주총회 과반 승인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의 등 현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사회 이후 합병 완료까지는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LG화학 측은 전망한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간에 미국 내 항암 상업화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시장인 미국에 다양한 자체 개발 신약을 출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은 보험, 약가제도, 유통구조 등이 국내와 다른 체계로 운영돼 신약 개발 단계부터 현지에 특화된 상업화 역량이 요구된다. 직접 진출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지만 항암 분야는 암 전문 소수 의료기관 중심의 판매 조직으로도 사업 운영을 할 수 있다. 

아베오가 판매 중인 FDA 승인 항암 신약 포티브다는 올해 8월 미국항암치료가이드라인(NCCN Guideline) 권고 약제 지위를 획득해 신장암 치료제로 자리 매김했다.

아베오는 포티브다 외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두경부암 치료제(Ficlatuzumab) 등 임상개발 단계 항암 파이프라인 3개를 확보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모두 2030년 안에 승인을 낼 수 있다.

LG화학은 고형암 세포치료제 등 9개 항암 파이프라인을 포함해 통풍,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비만 치료제 등 총 20개의 개발단계(전임상 및 임상)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미국 상업화 역량을 조기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신약 출시 초기부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그동안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추진해왔다. 이번 아베오 인수는 신약 부문의 글로벌 사업 기틀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의지로 분석된다.

신약 부문의 경우 항암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글로벌 혁신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아베오 상업화 및 임상 역량을 내재화해 2027년 생명과학부문 매출 약 2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은 LG화학 바이오사업 40여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이정표이자 글로벌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며 “미국 상업화 역량 지속 강화를 통해 현지 매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항암 중심의 미국 임상 및 허가 역량을 한층 높여 글로벌 혁신 제약사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