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성장동력 확보·거래시스템 안정화 등 풀어야 할 과제
리테일 사업에서 소비자 효율성 개선해 성장성 확보 전략
"쉽고 상식적인 금융을 만드는 것이 토스팀의 존재 이유"

올해 7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오창훈 토스증권 대표는 사업 효율성 강화를 통한 장기성장동력 확보와 잦은 전산오류로 흔들린 거래시스템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토스증권 제공
올해 7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오창훈 토스증권 대표는 사업 효율성 강화를 통한 장기성장동력 확보와 잦은 전산오류로 흔들린 거래시스템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토스증권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서비스 방향에 맞춰 점진적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증권이라는 특정 영역의 경험이 없더라도 개발 역량이 뛰어나다면 토스증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단계로 개발 여건을 높이고 싶다.”

토스증권의 오창훈 대표이사는 기술 총괄(Head of Technology)을 맡고 있던 2020년 11월 이같이 밝한 바 있다. 이후 임원 직급인 CTO(최고기술경영자)로 올라섰고, 마침내 올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오 대표는 전문 경영인이 아닌 엔지니어 출신이다. 기존 경영진과 증권업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은 새로운 사고방식의 접근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977년생인 그는 2006년부터 GS홈쇼핑, 네이버 등에서 인프라 구축 및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맡았다. 2014년 한양사이버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며 경영자로서 역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2017년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입사한 후 신용조회, 대출 연계 서비스 등의 개발 성과를 냈다. 2020년부터는 토스증권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CTO를 맡아 증권 매매서비스 개발을 이끌었다.

지난 7월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는 사업 효율성 강화를 통한 장기성장동력 확보와 잦은 전산오류로 흔들린 거래시스템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3월 공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내놓은 이후 1년여 시간이 지났지만, 회사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토스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783억8900만원이다. 신규 서비스 출시에 따른 마케팅 추진 등으로 판매비와관리비(826억2600만원) 지출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연간 영업수익(매출)이 86억2900만원에 그친 점은 수익성이 저조했다는 것을 뜻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올해 들어서도 손실은 계속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누적 당기순손실은 168억7500만원으로 2021년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오 대표는 우선 수익구조 다각화 보다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리테일 사업에서 소비자 효율성을 개선해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토스증권이 편리한 사용자환경·경험(UI·UX)을 갖춘 MTS를 기반으로 고정 고객층을 확보한 만큼 모바일 매매거래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자산관리(WM) 시장 등으로 사업 확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의 MTS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기술직종 출신 오 대표는 거래시스템의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토스증권 제공
토스증권의 MTS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기술직종 출신 오 대표는 거래시스템의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토스증권 제공

지난 8월 오 대표는 ‘주식 모으기(적금과 적립식 펀드처럼 주기적으로 주식을 사 모을 수 있는 서비스)’가 3월 출시 이후 누적 이용자수 1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주식 모으기는 지정한 시기에 현재가보다 3% 높은 가격으로 자동 주문되고, 해당 가격보다 낮은 금액 가운데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체결된다. 또 해외 주식의 경우엔 실시간 소수점 거래로 1000원 단위부터 투자할 수 있다. 투자 종목은 8월 기준 3578개다.

연령대별로 20대부터 50대까지 투자 비중이 고르게 나타났으나, 그중에서도 20대(27.3%)와 30대(25.9%) 비중 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오 대표는 모회사 토스의 ‘슈퍼앱(APP)’을 기반으로 20~30대 젊은 투자자들의 투자 창구로 성장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토스증권 커뮤니티 ‘배지(고객 간 의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 서비스, ‘토스증권 데일리 콘텐츠(애널리스트와 고객 간 직접 소통으로 매일 이슈들을 추려 투자자 시각에서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주는 서비스)’, ‘해외뉴스 인공지능(AI)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토스증권은 뛰어난 접근성을 지니고 있으나, 거래시스템의 오류가 자주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7건의 전산장애가 보고됐다. 토스증권의 MTS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기술직종 출신 CEO인 오 대표의 전문 역량을 드러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 대표는 개발자로서 증권 서비스를 준비할 당시 ‘다른 증권사들은 어딘가 기능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하는데, 토스증권은 왜 빼려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시장에 진입했을 때 역으로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기존 증권 서비스 입장에서 보이던 많은 것들이 없어지니 실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라며 “증권은 그동안 모든 것이 어렵고 불편했다. 전 토스증권팀이 이 문제를 잘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팀은 바꾸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 있고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목표가 있는 조직”이라며 “어렵고, 불편하고, 멀게 느껴지는 금융이 아닌 누구에게나 쉽고 상식적인 금융을 만드는 것이 토스팀의 존재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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