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0.3%… 업황 악화에 생명보험사 매력 '뚝'
전속조직 2016년 3773명→2022년 상반기 880명으로 축소
새 제도 대비 추가자본 확충도 불투명… 매각 걸림돌로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최철웅 KDB생명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임기 안에 KDB생명을 매각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으나 보험업황 악화로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새 주인 찾기'에 돌입하지만 거론되는 인수자도 없는 탓에 최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중순 KDB생명의 매각주관사로 삼일PwC를 선정했다. 삼일PwC는 KDB생명의 매각주관사로 매각작업 실무를 맡게 된다.
매각대상은 KDB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KDB칸서스밸류PEF,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 등으로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83%다.
문제는 KDB생명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KDB생명은 중견 생명보험사이긴 하나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되진 않는다. KDB생명은 2016년 매각이 진행된 이래 영업기반이 위축됐고 재무건전성 지표로 나빠졌다.
영업기반인 전속설계사 수는 2016년 3773명이었으나 이듬해 246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2018년에는 1967명, 2019년 1608명, 2020년 1234명, 2021년 894명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속설계사 수는 880명이다.
전속설계사 조직규모는 영업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보험회사의 신계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계약유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13개월차 설계사 정착률은 2016년 38.6%에서 2021년 28.5%로 10%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정착률이 중요한 이유는 정착률이 낮을수록 고객 계약관리가 소홀해지고, 고아계약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아계약이 많아지면 보험소비자는 관리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속조직이 박살나면서 시장지위도 쪼그라든 점도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조정보험료수입(보험료수입-퇴직연금-일반계정일시납보험료*90%)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7년 3.5%에서 2018년 3.2%, 2019년 3.1%, 2020년 2.8%, 2021년 2.6%로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생명보험 시장의 성장이 정체돼 보험사가 매물로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10월 진행한 2023 보험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가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점도 매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내년도 도입되는 새 회계기준과 지급여력기준은 추가자본을 필요로 하는데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지 의중이 불투명한 점도 최 대표의 고민거리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정상화에 이미 1조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을 투입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RBC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내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려면 자본확충이 필요하나, 지배구조와 매각추진이력을 고려할 때 유상증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DB생명의 올 상반기 호실적은 매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일회성 차익 성격이 큰 만큼 기업의 가치가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거둔 순익 769억2703만원의 대부분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과 법인세 수익 때문이다. 보험회사는 환율 변동으로 발생한 리스크를 헷지하려는 목적으로 파생상품을 연동한다.
때문에 환차익이 나도 순익에 반영되는 값은 적은 데 반해 KDB생명은 통화 파생상품 거래손실이 98억원에 그쳐 환차익이 그대로 순익에 반영됐다. 법인세 수익이 적게 인식된 점도 순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이 연내 매각을 본격화한 가운데, 최 대표가 어떤 묘안을 내 매각에 성공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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