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사업 등에서 능력 입증해 초고속 승진
미국 등 영역 확대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
'IPO 진출' 꿈 이어갈 가능성↑, 가치제고 노력
탄소중립 등 친환경 포함 신사업 확장 '본격화'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입사 16년 만에 최고 자리까지 오른 플랜트사업 전문가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입사 16년 만에 최고 자리까지 오른 플랜트사업 전문가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해외 인프라사업과 플랜트사업의 전문가로 불린다. 올 3월 정식선임된 신임 최고경영자(CEO)지만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을 이룬 인물이다. 그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고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방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홍 대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강점을 나타내며 능력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수소생산과 소형 원자로 등 친환경사업에도 큰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아울러 올해 실패했던 기업공개(IPO) 재진출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홍 대표가 회사의 목표를 이어받아 IPO 재진출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입사 16년 만에 대표이사 오른 '해외통'

홍 대표는 1964년생으로 중앙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해 베트남과 오만, 쿠웨이트 등 해외플랜트사업 현장소장을 역임했다. 2014년에는 상무보로 승진했고 2018년 플랜트사업부장 상무, 2021년 플랜트사업본부장 전무를 맡았다.

건설현장을 직접 관리하며 꾸준히 능력을 쌓은 그는 회사의 두터운 신뢰를 받았고 지난해 전무 역할을 수행한 지 1년 만에 올해 초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올 3월에는 입사 16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홍 대표는 플랜트사업부문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쌓았다. 그는 2010년 베트남 PVTEX 폴리에스테르공장 프로젝트에서 현장소장으로 일하며 역량을 보였다. 해당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 주간사를 맡았고 공사금액만 2억4800만달러(2700억원)에 달한다. 한국 기자재를 선택해 투입하는 등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부가가치를 높여 큰 성과를 달성했다.

그는 오만 MGP 프로젝트에서도 현장소장을 맡아 능력을 키웠고 쿠웨이트 KLNG컨소시엄 총괄 현장소장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었다. 세계 최대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인 ‘쿠웨이즈 알주르 LNG 수입 터미널’ 프로젝트도 5년6개월 만에 완공시켰다. 해당 사업의 공사 규모는 29억3200만달러(3조750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홍 대표는 해외사업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예측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강점을 보이는 그는 ‘해외통’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올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해외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홍 대표는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기업 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글로벌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가 나서서 기업에 필요한 정책을 지원해준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시장은 규모가 커 충분히 공략할 만하다. 특히 유럽시장도 어느 정도 규모가 갖춰졌기 때문에 큰 시장 위주로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미국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해외 사업 수주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실적을 평가하긴 애매하다. 다만 올 1분기에는 불안한 성적표를 가져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1분기 매출 1조6414억원, 영업이익 5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43.9% 감소한 수치다.

실적 부분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 하반기가 남았고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에 큰 우려는 나오지 않는다. 올 1분기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29조177억원으로 지난해 매출(7조3551억원)과 비교하면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부채비율도 전년 동기 대비 4.8%포인트 감소했다.

홍 대표가 이끄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IPO 진출을 재도전할지 성공여부는 어떻게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홍 대표가 이끄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내년 IPO 진출을 재도전할지 성공여부는 어떻게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신사업 확장… IPO 진출 성공 여부 관심

홍 대표의 가장 큰 꿈이자 숙제는 ‘IPO 진출’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예고하며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국내 증시와 건설업계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흥행몰이에 실패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1월25~26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은 100대 1 수준으로 지난해 가장 부진한 성과를 냈다는 크래프톤(234대 1)의 반에도 못 미치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결국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1월28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적절한 회사 가치평가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건설업계의 IPO 진출은 쉽지 않다는 사례를 남겼지만 새로 선임된 홍 대표는 회사의 꿈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년에 IPO 진출을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재추진 여부는 건설업계 분위기를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지만 업계예서는 재도전 확률이 높다고 전망한다.

올해 실패했던 만큼 성공적인 IPO 진출을 위해 신사업 확장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 중에서 신사업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건설 본업인 주택과 플랜트뿐만 아니라 친환경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먼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중요성에 맞춰 글로벌 환경·에너지기업으로 도약을 노린다. 그는 이산화탄소 자원화와 청정수소 생산 기술과 관련한 적극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연구개발로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에너지전환분야에서는 ▲폐플라스틱 자원화 ▲이산화탄소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 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등을 추진한다. 친환경분야에서는 폐기물 소각과 매립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홍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된 이후 신사업 보폭이 넓어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4월 미국기계학회(ASME)로부터 원자력부문 설치·공장조립(NA)과 부품·배관 하위 조림품 제작(NPT), 지지물 제작(NS)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초소형모듈원자료(MMR)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석유공사와 저탄소 수소·암모니아 기술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저탄소 암모니아의 대규모 지하저장 기술과 수소 추출 기술 등과 관련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수소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도 홍 대표의 신사업 확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창립 이래 플랜트·건축·인프라·자산관리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솔루션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친환경·에너지분야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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