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성공으로 제2의 전성기
내수 의존도 줄이고 해외시장 공략
밀양공장 가동… '불닭' 현지화 속도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매년 역대 최대를 경신하는 ‘불닭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매년 역대 최대를 경신하는 ‘불닭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삼양식품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의 ‘매운맛’이 전 세계 입맛을 사로잡았다. 10년 전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을 제2의 전성기로 이끌었다.

불닭볶음면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40억개로 전 세계인 2명 중 1명은 불닭면을 먹었다. 김 부회장은 불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매년 역대 최대를 경신하는 ‘불닭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불닭볶음면 신화로 날개단 삼양식품

1964년생인 김 부회장은 고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자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의 부인이다. 외환위기로 삼양식품이 부도상태였던 1998년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총괄 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삼양식품 대표이사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농심과 오뚜기에게 뒤처진 삼양식품을 불닭볶음면의 성공으로 기사회생 시키면서다. 내수 의존도가 높았던 삼양식품을 수출기업으로 올려놓은 인물이란 평가도 받는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1년 딸과 서울 명동 데이트 중 매운 찜닭집에서 식사를 하다가 매운 볶음면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이후 삼양식품은 닭 1200마리를 투입하는 1년간의 연구 끝에 2012년 4월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하지만 불닭볶음면은 출시 당시 ‘사람이 먹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운 맛’이라는 혹평을 받아왔다. 글로벌시장 반응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영국남자’로 알려진 유튜버 조쉬가 지인과 함께 불닭볶음면을 먹고 매워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이 났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2016년 36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40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연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60%에 달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삼양식품 올 2분기 매출은 2553억원으로 73%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2분기 수출액은 110% 증가한 1833억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기록도 경신했다.

◆2400억원 승부수 던진 김정수 부회장

김 부회장은 지난 5월 총 2400억원을 투자해 신규 공장인 밀양공장을 가동시켰다.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밀양공장은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으며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한다.

삼양식품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에 해외법인이 있고 올해 초 미국과 중국 법인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해외법인을 세워 해외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해외수출에 주력하는 게 김 부회장의 전략이다.

김 부회장은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세 법인의 비중을 70%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불닭 맛’을 기본으로 나라별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8년 ‘타파티오’ 라면, 2019년 ‘콘불닭볶음면’이, 지난 5월에는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이 나왔다. 하반기에는 아시아 국가를 겨냥한 불닭볶음면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준공식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공장을 설립하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메이드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걸고 K푸드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시장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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