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연임 성공, 2025년까지 임기 마치면 업계 최고
취임 후 12년간 자기자본 규모 10배 이상 성장시켜
올해 증권업계 중 유일하게 2분기 순이익 전년比 ↑
인재 중요성 강조, 권위적이지 않고 토론문화 즐겨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메리츠증권은 앞으로도 어려운 환경, 규제, 경쟁에 굴하지 않고 강점인 기업금융(IB)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주주와 고객 등 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리스크 관리에도 힘쓰고 윤리경영도 철저하게 지켜나가려고 한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업계에서 ‘자본시장 전문가’, ‘금융 구조화의 달인’이라 평가받는다. 국내외 악재 속에 증권업 전반이 실적 둔화를 겪고 있지만, 증권사 중 유일하게 2분기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최 부회장은 중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후 앰허스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교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1987년 뱅커스트러스트에 입사해 뉴욕·서울지부 부사장을 지낸 최 부회장은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 은행, 골드만삭스 상무를 역임했다.
이후 2002년 삼성증권 캐피털마켓사업본부장 전무로 자리를 옮겨 장외파생상품, 주식운용, 채권영업 등을 총괄했다. 2009년 메리츠증권 부사장으로 영입된 뒤 채권, 법인영업, 파생상품운용, 시스템트레이딩, 자산운용 등 기업금융 부문을 이끌다 2017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회장은 2010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2년째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성공하며 2025년 3월까지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게 됐다. 특별한 변수 없이 임기를 마친다면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최 부회장이 4연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사업 부문을 고루 성장시킨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사장으로 부임한 당시 최 부회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시작해 메리츠증권의 주요 수익원으로 키웠다. 덕분에 자기자본 규모는 매해 성장을 이뤄, 대표 취임 전인 2009년 말 5295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5조3344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업계에서 6번째로 큰 규모다.
최 부회장은 빠른 선택 능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가진 승부사다. 잘하는 것에 안주하기보다 수익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빠르게 파악하고 과감하게 추진한다. 최근에는 강점을 보이던 IB를 넘어 리테일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주식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선보인 후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서비스, 상장지수증권(ETN) 상품 상장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최 부회장의 노력은 ‘선인낙과’(선한 원인은 즐거운 결과를 낳는다)로 실적에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분기로는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7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원 이상 실적을 달성했다.
메리츠증권은 특히 증권사 가운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해 업계 내 실적 순위 2위까지 뛰어올랐다. 시장 불황에 대부분 증권사가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이룬 성과다.
전문경영인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최 부회장은 회사 경영만큼이나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 부회장은 대표직을 맡은 후 연공서열이나 직위와 상관없이 성과에 따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보상한다는 취지로 강력한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연봉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의 평균 성과급 비율은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10~2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리츠증권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4500원으로, 대형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권위적이지 않은 성품과 토론문화를 즐기는 최 부회장은 매주 2~3일씩 각 사업부에서 올라온 거래의 사업성을 토론하고 실행 여부를 결정하는 ‘딜 리뷰’를 연다. 최 부회장은 어떤 경우라도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직접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증권업계는 긴축정책과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국내 경제 또한 저성장 국면이 이어져 영업환경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 부회장은 우량 사업을 발굴해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최 부회장은 “기술혁신에 따른 IT 융합과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업권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재활용시설 등 새로운 영역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테일 부문에서도 디지털 기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CFD 등 새로운 서비스 육성에 적극나서는 한편, 비대면 고객 전담지점 운용을 통해 온라인거래 편의성 제고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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