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해, 창립 이후 첫 순이익 1000억원 넘어
신사업 통한 성장동력 확보·디지털 전환에 가속

국내 최초 증권사 교보증권의 박봉권 사장(사진)은 취임 후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특히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문화, 콘텐츠, 핀테크, 교육 등 다양한 업종과 제휴해 디지털 전환 가속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교보증권 제공
국내 최초 증권사 교보증권의 박봉권 사장(사진)은 취임 후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특히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문화, 콘텐츠, 핀테크, 교육 등 다양한 업종과 제휴해 디지털 전환 가속에도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교보증권 제공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교보증권은 ‘비즈니스 수익성 강화 및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성장기반 구축’이라는 경영목표를 세웠다. 한 손으로는 현재 수익을 극대화하고 다른 손으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기반을 구축하는 양손잡이 경영전략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보험, 출판 분야에서 이미 최상위권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교보그룹이지만, 유독 증권업에서의 위치는 모호하다. 한때는 국내 최초 증권사답게 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의 설립을 주도하는 등 행보마다 ‘혁신’이 기본이었으나, 경쟁회사들에 밀려 그저 그런 중소형 회사로 분류된 지 오래다. 이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과감히 박 대표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0년 2월 교보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박 대표는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주식·채권 운용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HDC자산운용과 피데스자산운용에서 채권운용팀을 거쳐 2003년부터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채권운용팀장, 위탁운용팀장, 증권운용실장을 역임했다. 

2011년 교보생명으로 돌아온 그는 자산운용팀을 맡으면서 자산운용총괄(CIO) 부사장까지 지냈다. 20여년 동안 자산운용 부문을 맡아온 박 대표는 주식·채권·기금 운용에 있어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교보증권은 박 대표의 자산관리(WM)·운용 부문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취임 첫해인 2020년 연간 순이익 1000억원대를 달성했다. 설립 7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난해 투자 열풍 수혜로 매출 2조2481억원, 영업이익 1855억원, 순이익 1433억원을 거두며, 모두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위탁매매(브로커리지)의 급성장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 데다 WM 부문 호조 및 전략적 비즈니스(IB·운용부문)에 기인한 전 고른 수익창출이 좋은 결과를 이끌었다고 평한다.

사진=교보증권 제공
박봉권 대표는 2020년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하면서 교보증권을 자기자본 1조원 규모의 중대형증권사로 발돋움시켰다. 사진=교보증권 제공

박 대표는 실적 경영의 성공에 이어 교보증권의 묵혀왔던 과제 해결에도 나섰다. 첫 순이익 1000억원대를 돌파했던 2020년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시행, 자기자본 1조원 규모의 중형증권사로 발돋움했다. 덕분에 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은 교보증권에 대해 기존 ‘A+’에서 ‘AA-’ 등급으로 상향하며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일련의 성과를 쟁취한 박 대표지만, 안주보단 도전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다. 박 대표는 신사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악재로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증권가에 실적 경고등이 켜지자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박 대표는 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 전략에 발맞춰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등 디지털 관련 혁신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문화, 콘텐츠, 핀테크, 교육, 건강관리(헬스케어) 등 다양한 업종과 제휴해 디지털 전환 가속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전환은 신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것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디지털혁신본부를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재배치했다.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따른 디지털 혁신 추진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장기인 자산운용을 위한 큰 그림도 완성했다. 지난해 8월 교보증권은 금융감독원 라이선스 등록을 완료하고 신기술사업금융업(신기술을 개발·응용해 사업화하는 유망 벤처·중소·중견기업에 투자 또는 융자 지원)에 진출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2020년 10월 벤처캐피탈(VC) 사업부를 신설하고 우리글로벌자산운용 멀티에셋팀장 출신 신희진 이사를 영입하는 등 유망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를 준비해뒀다. 준비를 마친 신기술사업금융업을 통해 올해 실적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증권업은 본격적 디지털 대전환에 따른 전통적 영업 채널의 변화, 빅테크 등을 기반으로 한 경쟁자의 등장과 같은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며 “교보증권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발 앞서가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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