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254억달러' 적자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무역적자 심화 가능성↑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주력 경쟁력 하락 '비상'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국내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이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미 무역수지 적자가 급속도로 불어나는 상황에 환율 상승이라는 또 다른 악재에 직면했다. 무역적자 심화는 물론 업종별 수출 경쟁력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장중 최고치를 넘어섰다. 환율 상승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으로 무역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 급등에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며 무역적자가 확대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누적 무역수지는 254억7000만 달러 적자다. 

8월에도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14년 만에 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모멘텀이 악화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기존 환율 상승은 수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 가치가 원화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원화의 환율 효과가 상쇄됐다.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산업 부침도 심상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누렸던 호황세가 한풀 꺾이면서 수요가 줄고 메모리 가격마저 하락세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비중의 20%가량 차지하는 만큼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원/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수입 물가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도체뿐 아니라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가전, 모바일 등의 수출은 둔화할 수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 때문이다.

정부도 갈수록 악화하는 무역수지와 관련 대응책 마련을 준비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달 내 ▲중소·중견기업 해외 마케팅 지원 ▲업종별 수출 경쟁력 강화 ▲규제 개선·현장 애로 해소 ▲수출종합 대책 ▲해외수주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올 초부터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 누적 적자는 역대 최대치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 품목·지역 다변화와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 관리 효율화 등 구조적인 무역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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