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사전제작으로 인해 시청자 반응 알 수 없어 힘들어
'연기 구멍이 없다'는 반응, 배우들의 실력 외에 숨겨진 노력있어
캐스팅에 있어 ‘라이징’이나 인지도가 있는 배우에 큰 방점 안 둬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위기가 전화위복이 돼 다가왔다. 지난해 12월 촬영을 마친 ‘닥터 차정숙’은 편성이 확정되지 않아 작품에 참여한 모두의 속을 태웠다. 지난 4월15일 방영을 시작한 작품은 20년 차 전업주부 차정숙의 다이내믹한 인생 봉합기를 그리며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엄청난 시청률 상승세를 보여줬다. ‘닥터 차정숙’의 연출자 김대진 감독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작품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왔다.

그는 작품이 사전제작이었던 만큼 방송 날짜가 확정된 후, 후반 작업을 할 땐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알 수 없어 힘들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훗날의 상황에 맞춰 수정이 불가하다는 건 건 사전제작의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지만 원래 의도한 바에서 흔들리지 않고 작품을 이끌어갈 수 있는 건 장점이다.

'닥터 차정숙' 연출자 김대진 감독. 사진=강엔터테인먼트 제공
'닥터 차정숙' 연출자 김대진 감독. 사진=강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연기 구멍이 없다’고 할 때였어요. 속으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만 모였으니까요. 반면 뿌듯하기도 해요. 알려지지 않은 어린 신인 배우들을 캐스팅해 수시로 합을 맞췄고 배우들은 너무도 열심히 자기 배역을 소화했어요. 그걸 시청자들이 알아주고, 관심 갖고, 모든 배우들이 주목받는 걸 보니 정말 뿌듯했어요.”

김대진 감독은 MBC 재직 당시 여러 작품의 연속극 연출을 한 바 있다. 언제나 캐스팅에 애를 먹었기에 가능성 있는 신인 배우를 주인공으로 쓰자는 생각으로 신인들을 싹 다 뒤져 주인공으로 기용했다. 한그루, 류효영 등이 그랬고 ‘나쁜형사’의 이설, 조이현, 배다빈, 배윤경 등 그가 주연으로 캐스팅한 신인배우들은 멋지게 성장했다

“소위 ‘라이징’이라든가 인지도가 있는 배우라든가 하는 것에 크게 방점을 두지 않아요. 송지호, 조아람, 이서연, 소아린 등은 시청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디션을 볼 때 제가 원하는 캐릭터 이미지에 딱 맞는 배우들이었죠. 오디션을 볼 때 대본을 잘 읽지는 않아요. 대신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이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를 봅니다.”

'닥터 차정숙' 현장 스틸. 사진=JTBC 제공
'닥터 차정숙' 현장 스틸. 사진=JTBC 제공

캐스팅하면 개선해야 할 점을 알려주고 연습을 통해 계속 체크를 하고 대본 리딩, 촬영 땐 칭찬을 많이 해줘서 자신감을 키워주고 계속 믿어준다. 그 과정에서 자주 보게 되어 낯도 익게 되고, 그러면 배우들이 현장에 갔을 때 조금이라도 편하게, 자신 있게 알아서 열심히 신나서 연기한다. 캐스팅한 배우들이 가족의 일원인 경우엔 모였을 때 가족같이 보이는가에도 신경을 쓴다.

"송지호는 어딘가 모르게 김병철 배우의 느낌이 있고 이서연의 경우 엄정화 배우와 김병철 배우 사이 딸이라고 하기에도 둘을 적절히 섞은 느낌이 있었어요. 소아린을 '이랑'이로 고민도 해봤으나 가족이 함께 있는 장면을 생각해보면 섞이지 않았고 명세빈 배우와 함께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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