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재학 중이던 이서연, 연기자 이전 '참 잘 자랐다' 느껴
"죽었어요" 대사에 김병철의 "파국이다" 이미지, '기발하다' 생각
명세빈과 민우혁의 첫 만남, 스파이더맨 패러디…완성도에 뿌듯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연출 김대진·김정욱, 극본 정여랑, 제작 스튜디오앤뉴·SLL·JCN)이 지난 4일 뜨거운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방영 내내 선풍적인 열기를 모았던 '닥터 차정숙'의 연출자 김대진 감독이 종영 인터뷰를 통해 배우들의 섭외 과정, 인상 깊었던 댓글, 촬영 등 다양한 비화를 쏟아냈다.

김대진 감독은 먼저 '이랑' 역을 맡았던 배우 이서연의 섭외 비하인드를 소개했다. 이서연은 아역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나 대학교에 가기 위해 연기를 2년 쉬고 일반 고등학생과 똑같이 공부하여 이화여대 사화과학대에 진학해 1학년을 다니면서 학생들의 과외까지 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서연과 이야기를 해볼수록 연기자 이전에 참 잘 자란 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오디션 당일 일정이 끝났을 때 이서연만큼 '이랑'에 가까운 연기자가 없었지만, 집에 가고 있는 이서연을 불러 3시간 동안 이 드라마를 하지 말 것을 설득했다.

'닥터 차정숙' 연출자 김대진 감독. 사진=강엔터테인먼트 제공
'닥터 차정숙' 연출자 김대진 감독. 사진=강엔터테인먼트 제공

“정말 믿어주면 좋겠는데 너는 내가 그렸던 ‘이랑’이와 너무도 비슷하고 연기도 의심할 바가 없다. 대화해보니 배우 이전에 멋진 사람임을 알겠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안 했으면 좋겠다. 대학생이 됐으니 이제 성인 연기를 해야 한다. 아역들이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일부러도 공백기를 갖는데 서연은 대입을 위해 공백기를 가졌으니 이제 대학 생활 열심히 하면서 성인 역할을 자연스레 하면 되는데 다시 교복을 입은 역할을 하면 이건 이서연 인생으로 보면 절대 손해다. 내 욕심으로 너의 연기 인생을 지연시키고 싶지 않다. 다음 드라마에 성인 역할로 꼭 연락할 테니 이번 드라마는 같이 하지 말자.”

이렇게 3시간을 설득했지만 이서연의 의지는 너무나 강했다. 결정적으로 “감독님이 이 작품 안 시켜주면 전 여전히 다른 데 가서 오디션 보고 있을 거예요”라는 말에 결국 설득에 실패하고 “그래, 그러면 이거 함께 하자. 그리고 다음엔 어떤 드라마가 되든 꼭 성인 역할 해라”는 말로 캐스팅을 확정했다.

"기억에 남는 댓글은 3회 엔딩에 '정숙'이 “죽었어요” 하는 순간 김병철 배우의 ‘파국이다’ 이미지가 올라오고 ‘죽은 서인호 사진’이라는 글이 떴을 때 '진짜 시청자들 기발하다' 생각했어요. 그 이후 '서인호'가 위기에 몰리기만 하면 그 사진과 함께 ‘파국이다’가 올라왔고 실시간 대화방이 활성화되는 기폭제가 됐어요. 대화방에 참여하는 시청자가 늘어났고 거기로부터 드라마가 재밌다는 입소문이 난 것 같아요."

'닥터 차정숙' 현장 스틸. 사진=JTBC 제공
'닥터 차정숙' 현장 스틸. 사진=JTBC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승희'(명세빈)와 '로이'(민우혁)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식당에서 '승희'와 '로이'가 부딪혀 식판이 엎어지는 걸 '로이'가 잡고, 넘어지려는 '승희'도 잡아주는 장면이다. '닥터 차정숙' 통틀어 '승희'와 '로이'가 함께 붙는 장면이 몇 안 되는데 대본을 볼 때부터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에 나왔던 장면과 유사해 패러디했다.

"영화에서는 CG 없이 원 테이크로 270번 이상 시도 끝에 찍은 장면이기에 그 방식을 차용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열 몇 번만의 성공했고 음악도 히어로물 같은 음악으로 깔았죠. 넷플릭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원작과 비교한 영상까지 올라와 뿌듯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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