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먹거리 공략해 워크아웃 졸업 주도한 인물
부채비율 개선… 내부 신뢰 바탕으로 '초고속 승진'
올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 현금흐름도 안정화
사업 다각화 절실… "안정적인 수익구조 만들겠다"

곽수윤 DL건설 신임 대표이사가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이어가면서 업계의 기대감을 높인다. 사진=DL건설 제공
곽수윤 DL건설 신임 대표이사가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이어가면서 업계의 기대감을 높인다. 사진=DL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곽수윤 DL건설 대표이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로 특히 주택사업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는 고려개발(현 DL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을 졸업시키고 회사의 재무안정성을 이끌어 내부적으로 큰 신뢰를 쌓는 등 두터운 신뢰를 받는다.

최근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DL건설이 다소 부진했기 때문에 곽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지난해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높은 원가율 관리와 주택사업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영역을 반드시 확장해야 할 전망이다.

◆신뢰 높은 'DL맨', 입증된 위기극복 능력

곽 대표는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해 1992년 대림산업(현 DL이앤씨)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주택사업본부 건축기술팀장을 맡았고 2015년 주택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지난해 11월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31년 동안 DL 그룹 지원과 사업 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경험을 쌓았고 2년 전 대림건설이 출범한 뒤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했다. 내부적으로 경영능력을 입증받으며 두터운 신임을 받는다고 평가된다.

곽 대표의 가장 큰 업적은 고려개발 대표이사 시절 워크아웃을 졸업시킨 성과다.  고려개발은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서는 등 큰 위기에 빠졌다. 그는 2018년 고려개발을 맡아 워크아웃을 마무리했고 2019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곽 대표는 기존 토목에 치우쳤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했고 신탁형 정비사업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정해 자신만의 돌파구를 찾았다. 그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고려개발은 2016년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3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6년 2731%에서 2018년 336%로 개선됐다. 이 외에도 부실정리 및 구조조정 노력 등을 통해 회사를 위기 속에서 구해냈다. 내부적으로 큰 공을 세운 곽 대표는 ‘초고속 승진’에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DL건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주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곽 대표는 기대에 부응한 결과를 내놓았다. DL검설의 잠정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6002억원, 영업이익 211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4659억원에 비해 28.8% 늘어나면서 4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성장을 이어갔다. 전분기(5152억원)보다 16.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104억원 대비 103% 불어났다. 지난해 착공물량(1만2529가구) 증대에 따른 주택부문 매출액(35.7%) 증익이 2분기에도 나타났으며 토목부문에서도 4.9% 늘어나며 외형성장이 지속됐다.

곽 대표가 아파트 등 주택사업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태구 기자
곽 대표가 아파트 등 주택사업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이태구 기자

◆사업 다각화 시급… "디벨로퍼 비중 높이겠다"

아직 상반기밖에 되지 않았으나 DL건설이 곽 대표를 선임한 것은 꽤 좋은 선택이었다. 현금흐름 개선세도 뚜렷했다. 올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6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년 동기 영업활동현금흐름(-1554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문제는 주택 수요 위축과 거시경제 여건저하로 분양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요 진행사업장 분양실적이 저하됐다. 올 1분기 DL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전분기 대비 934억원 늘었다.

아울러 도시정비사업 수주물량이 증가하며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늘어난 것도 지적된다. 올 상반기 기준 DL건설의 지급보증 금액은 3조9855억원으로 지난해 말 3조7342억원보다 2500억원가량 늘었다.

이에 곽 대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숙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전망이다. 지속 가능 성장과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서는 사업 영역 확장이 절실하다. DL건설의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건축 81.3%, 토목 18.7%로 편중된 상태다. 지난해(건축 74.2%‧토목 25.8%)보다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곽 대표는 차근차근 디벨로퍼로의 체질 개선을 준비할 계획이다. 디벨로퍼는 부지 매입부터 기획, 설계, 운영·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를 의미한다. 2021년 하반기에는 주택건축사업본부내 디벨로퍼팀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관련 인력 충원을 마무리했다.

올 상반기 신규수주 1조5459억원을 거둔 가운데 디벨로퍼사업만 4650억원으로 약 30%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수주 1조4297억원에서 디벨로퍼사업 매출이 1614억원(11.2%)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곽 대표는 올 4월과 5월 총 2건의 신축공사 계약을 따냈다. 총 공사비 2266억원 규모 경기도 부천시 삼정동 일원에 조성하는 ‘부천 피치 데이터센터 신축공사’와 1600억원 규모의 안양 호계동 ‘준공업지역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등이다.

이처럼 곽 대표는 DL건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큰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실적을 이미 개선 시킨 만큼 사업 다각화만 성공시킨다면 꽤 오랫동안 대표이사 지위에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전망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소규모재건축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재건축·재개발 등 규모가 큰 정비사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곽 대표의 방향성에 따라 디벨로퍼와 일반건축, 토목사업 등을 두루 수주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 사업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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