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투데이] '문진섭 2기' 서울우유, 한미 FTA 넘을 묘수는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문진섭 서울우유협동 조합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출산율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은 유업계에서 서울우유의 외형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문 조합장의 올해 경영 목표는 ‘지속가능한 100년 서울우유 구현’이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여전히 저출산이 심화되고 있고 2026년 수입산 우유의 관세 철폐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문진섭 2기, ‘매출 2조원’ 목표

2019년 제20대 조합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문 조합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7년 3월까지 4년 더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이끌게 됐다. 연임에 성공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도 ‘실적 개선’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매출 성장을 기록한 서울우유는 2020년 매출액 1조7548억원, 2021년 1조8434억원,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매출인 1조9684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 조합장이 20대 조합장 취임 당시 임기 내 매출액 2조원 달성을 제시했는데 이를 눈 앞에 둔 것이다. 문 조합장은 우유 소비위축을 이겨내고 외형 성장을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했다.

흰우유 소비 감소세에 맞춰 가공유, 아이스크림 분야를 강화하고 냉동피자·브리또 등 가정간편식(HMR)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 효과다. 커피전문점 등 기업간거래(B2B)채널과 온라인 판매량을 넓혀간 것도 외형 성장 달성에 주효했다.

◆미래 성장동력 ‘양주 신공장’

문진섭 2기의 임기 4년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2026년부터는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산 우유에 무관세가 적용되면서 국내 유업계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저출산 등 급속도로 침체되는 업황 침체 흐름을 극복할 수 있는 묘수 마련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문 조합장은 수입산 우유 관세 철폐 대응 전략으로 서울우유만의 차별화된 혁신제품, 신선하고 품질 좋은 우유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가공 생산시설 ‘양주 신공장’이다.

지난해 9월 가동된 양주 신공장은 공사기간만 7년, 총 사업 금액은 3000억원이 들어갔다. 하루 최대 원유 처리량은 1690톤이다. 국내 전체 목장 하루 생산 원유량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이 곳에서는 흰우유 대표 제품 ‘나100%’와 떠먹는 발효유 ‘비요뜨’를 포함해 버터, 연유, 유음료 등 60여종의 유제품을 생산한다.

문 조합장은 양주 신공장을 앞세워 지속 성장을 거듭할 계획이다. 올해 사업 예산은 약 2조1951억원으로 편성했다. 창립 이래 사업 규모 예산을 2조원 넘게 편성한 것은 처음이다.

문 조합장은 지난 3월 취임사에서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 유제품 완전 개방에 대비한 서울우유만의 차별화한 혁신 제품을 출시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서울우유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 존립의 근간인 조합원들을 위한 다양한 목장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조합원들이 양질의 원유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조합원의 목장을 후계자들이 자랑스럽게 물려받을 수 있는 가업으로 만들어 조합 100년의 초석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