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속 실적도 '쑥'… 러시아·중국발 악재 극복
과거 공정 혁신 강조, 제품 품질 경쟁력 향상 힘써와
생산거점 울산에 '2000억원' 투자, 신시장 개척 속도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수출 호조 속 2분기 연속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HD현대건설기계가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안정적인 실적은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한 최철곤 대표이사 사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다. 

HD현대건설기계는 최 사장의 지휘 아래 최근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건설장비를 추가로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앞으로 대형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국가들에 대한 수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과거 삼성중공업, 볼보건설기계그룹을 거쳐 생산전문가로서 역량을 입증한 최철곤 HD현대건설기계 사장이 견조할 실적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HD현대건설기계 제공

◆공정 혁신으로 '생산효율성' 극대화, 신흥시장 공략 탄력 

1960년생인 최 사장은 경상남도 창원 출신으로 부산기계공고와 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창원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그는 삼성중공업에 합류했고 볼보건설기계그룹(생산기획 및 생산책임자),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등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두산인프라코어로 자리를 옮긴 이후 공장 혁신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업계에선 손에 꼽히는 '생산전문가'로 통한다. 평소 그는 매주 울산으로 내려가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며 제품의 품질 경쟁력에 힘써왔으며, 소통형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그가 HD현대건설기계로 자리를 옮긴 배경에는 권오갑 HD현대 회장의 요청이 있었따. 권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시절 최 사장의 역량을 높이 평가해 생산혁신을 앞당길 인물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생산혁신실 실장으로 영입한 2021년에는 매출 3조2843억원, 영업이익 1607억원을 달성하며,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당시 매출은 전년 대비 37.4%, 영업이익은 83.9% 각각 뛰었다. 

지난해에도 실적 성장세는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주요 시장 중 한 곳인 러시아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나, 미국과 신흥시장이 공략으로 돌파구를 찾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매출 3조5156억원, 영업이익 1706억원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매출 3조원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올해도 실적의 견조한 흐름은 지속되고 있으며, 해외 판로 개척 속도 역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해 최 사장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의 경기 부진 등 여러 악재와 마주한 가운데 ‘글로벌 톱5의 원년’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수익성 경영을 강화하고 HD현대 내 건설기계부문 3사 간 협업해 시너지를 높여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 사장은 HD현대 그룹 내 건설부문 계열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옛 현대제뉴인) 및 HD현대인프라코어(엣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공정 혁신을 가속하며,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HD현대건설기계 제공

◆수주 몰이 이어져, 미국·유럽 넘어 제3시장 진출 가속

HD현대건설기계는 최 사장의 지휘로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옛 현대제뉴인) 및 HD현대인프라코어와 시너지를 적극 활용했고 시장별로 갖춘 높은 인지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탄탄한 수주 실적을 쌓았다. 

실적도 안정적으로 올 1분기 1조183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데 이어 2분기도 1조3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주요국들의 시장이 불안하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과 신흥국에서의 성장세가 안정적인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사장은 실적 증대와 함께 볼보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현대건설기계의 생산혁신 및 스마트공장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생산거점인 울산공장에도 약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정 간소화에 주력한 상태다. 

이 같은 모습은 과거 볼보건설기계 재직 시절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3주로 줄였던 모습과 흡사하다. 이를 바탕으로 볼보건설기계는 유럽 내 점유율을 한 자릿수(4%)대에서 14%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제조공정을 단축시킴으로써 신규설비 도입 및 조립라인 증축 투자가 가능해져 건설기계 장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 사장이 공들이는 신흥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울산공장 투자와 관련해선 “투자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작업으로 건설기계를 제작해 브랜드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사우다아라비아의 네옴시티 건설 참여 등을 위해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등 최 사장이 이끄는 HD현대건설기계가 신시장 개척을 더욱 가속하고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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