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주의’ 바탕, 올해 초 신임 사장·대표이사 선임
이재용 회장 중동비전 이룰 선봉장, 수주역량 강화 힘써
경기침체 속 실적증대·안정적 경영, 첫해 성적표 합격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화공플랜트 전문가’, ‘영업통’으로 불리는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취임 첫해 호실적을 달성했다. 수식어에 걸맞게 플랜트분야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시장을 공략해 탁월한 성과를 냈다.
실제 미래 먹거리로 삼은 친환경사업 참여가 순항 중인 가운데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수주한 굵직한 프로젝트들은 실적 증대를 뒷받침했다.
경기침체에도 예상 밖 선전했단 평가로 남궁 대표는 긍정적 분위기 속 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핵심사업 '키'는 중동에, 대형 수주 잇따라
해외건설시장에 중동의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남궁 대표가 올해 조타기를 쥔 뒤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은 역대급 실적을 덜성했고 앞으로의 메가프로젝트 수주 등에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앞서 올 초 취임한 남궁 대표는 1965년생으로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전공한 후 1994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 이후 마케팅기획팀장, 아랍에미리트 법입장을 비롯해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는 이재용 삼성전자가 부회장에 오르면서 ‘성과주의’가 강조되던 시기로 남궁 대표가 중동통으로 불리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실제 UAE법인장 시절인 2015년부터 5년간 저가 후유증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을 구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UAE 국영기업 타크리어가 발주한 3조원 규모 카본 블랙&딜레이트 코커 공사를 성공적으로 주도했으며, 2018년엔 현지 또 다른 국영기업으로부터 3조원대 규모의 신설공사 계약을 추가로 따내는 등 수주를 통한 수익성을 대폭 확대했다.
그는 이런 성과를 토대로 2년 뒤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9년간 쌓아 올린 경력이 높이 평가받는 등 지난해 말 사장으로 재차 승진했고, 올 초 이사회에선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삼성엔지니어링 수장까지 꿰찬 남궁 대표는 그간 공들였던 중동지역 화공플랜트 수주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해외시장으로 수주 영역을 넓혀왔다. 활발한 수주 활동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
중동국가에서 화공플랜트 증설 및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등 환경도 우호적이다. 업계에선 남궁 대표가 중동에 유독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재용 회장의 의중도 담긴 것으로 본다.

◆친환경 미래비전 통한 수익성 강화 힘쓸 듯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에서 사업확장을 위한 것으로 현지 경쟁력을 갖춘 남궁 대표가 신임 사장에 오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그가 중동을 거점으로 해외 화공 플랜트사업 역량을 키워온 덕분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2조7858억원의 매출과 34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10분기 연속 꾸준히 증가하는 등 외형성장이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와 전년 대비 개선된 양호한 수익성 흐름이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남궁 대표는 최근 화공 플랜트뿐 아니라 신규사업을 직접 챙기는 등 수소, 암모니아, 탄소 포집·저장(CCS)과 같은 친환경사업에 대한 비전도 내놨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화공 설계·조달·시공(EPC) 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남궁 대표는 취임 첫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털어낸 상태로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관리에 힘 쏟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에도 호실적을 낸 만큼 그가 펼칠 사업 행보와 관련한 관심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신규 수주 기대감도 커지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주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것”이라며 “최근 국제유가 상승 흐름 등에 따라 중동 전문가로 손꼽히는 남궁 대표가 또 한번 역량을 증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