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바이오의약품 '램시마' 개발 성공 기여
대표직 맡은 후 매출 성장… 지난해 2조클럽 가입
3사합병 성공위해 전세계 돌며 투자자 만날 예정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셀트리온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셀트리온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3사 합병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은 후 주목받는 인물이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기 부회장은 셀트리온 창업 멤버로, 서정진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룹 3사 합병을 위해 그는 전 세계를 돌며 투자자를 만날 계획이다.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종합생명공학기업의 꿈을 이루기 위한 또 한 번의 도전이 시작됐다.

◆램시마 개발·유럽허가 획득 인정받아 사장 승진

기 부회장은 대우자동차 재직 시절 서정진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서 회장은 당시 대우자동차에서 경영고문을 지냈다.

2000년 서 회장이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했고, 기 부회장은 넥솔에 합류해 생산관리본부장, 비서실장, 부사장 등 직책을 맡았다. 2002년 셀트리온 설립 후 그는 기술생산부문 생산지원본부장으로 연구개발과 의약품 생산을 책임졌다.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 바이오의약품 ‘램시마’ 개발에 성공하면서 업계에서 기 부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업계는 램시마 개발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데, 당시 국내 바이오산업은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바이오 불모지였기 때문이다. 

램시마 개발과 유럽허가 획득 등 공을 인정받은 그는 2015년 셀트리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 부회장이 사장직을 맡은 후 셀트리온은 주력 제품인 램시마를 주축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2조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 부회장이 셀트리온의 기반을 닦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복제약 넘어 ‘렉키로나’로 신약개발 능력 입증

기우성 부회장은 도전정신이 강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의 이같은 성향은 이력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대우자동차에 입사해 기획실에서 근무하던 그는 1999년 인천시 연수구청 벤처센터에 위치한 넥솔에 합류해 다양한 비즈니스 가능성을 탐색했다. 여러 사업분야를 검토한 후 바이오의약품을 선택했다. 당시 상황에 비춰보면 벤처기업 입사와 바이오산업 모두 ‘안정’과 거리가 멀다.

램시마를 비롯해 여러 바이오의약품을 내놓은 그는 복제약에 머무르지 않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9월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국내 정식 허가를 획득했다. 

렉키로나는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였고, 기 부회장의 신약개발 도전은 성공했다.     

최근 셀트리온그룹은 글로벌 종합생명공학기업 도약을 위해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를 합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 부회장의 꿈이기도 하다. 그는 2020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당연히 바이오시밀러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신약도 개발하는 종합제약사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세계를 돌며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잠재적 투자자도 모두 만날 계획이다.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합병 성사를 위한 지지를 요청하고,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합병 비전을 제시해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기 부회장은 “누구도 가본 적 없던 길에 도전해 그 꿈을 이뤄왔다”며 “글로벌 종합생명공학기업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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