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전체 매출 1% 미만… 1분기에는 해외매출 전무
2020년 영업이익률 20%대 무너진 후 지속적으로 하락
자체개발 신약 출시 통한 해외시장 공략은 상당기간 소요

하나제약 하길공장. 사진=하나제약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해외매출 확대가 절실한 하나제약이 올해도 내수로 버티는 모습이다. 한때 20%를 넘어섰던 영업이익률은 10% 중반대로 내리막이다. 기대를 모았던 마취제 신약의 수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률 10% 중반 담보 못해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제약의 올해 2분기 수출액은 8000만원이다. 이 기간 매출액 1100억원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1분기에는 해외매출이 전무했다.  

하나제약은 업력 40년이 넘는 마취제 전문업체다. 2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거두며 성공가도를 달려 온 이 회사는 2018년에는 증권시장 입성에도 성공했다. 

경쟁사들이 연구개발비를 늘리며 신약을 잇따라 내놓고,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시장 러시가 더해지면서 국내 의약품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와중에도, 하나제약은 기존의 사업 전략을 크게 수정하지 않았다.

2020년 무렵부터 투자자들 사이에선 내수중심의 매출구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수익성 악화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때는 영업이익률 20%대가 무너진 해다. 

하나제약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22.9%, 2018년 22%, 2019년 20.2%로 제약업계 평균영업이익률인 6%대 후반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2020년 17.87%로 20%가 깨졌다. 지난해에는 14.8%를 기록하며 1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상반기에는 14.0%로, 10% 중반대 유지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국내 의약품시장 이미 포화… 과당경쟁”

2018년 이후 공시자료를 보면 이 회사의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1%를 넘어선 때가 없다. 사실상 매출 전부를 내수가 담당한 셈이다.

하나제약은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타개책으로 신약을 통한 글로벌 매출 확대를 선택했으나 올해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1월부터 독일 제약사와 함께 개발한 전신마취제 신약 바이파보주(성분명:레미마졸람 베실산염)의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나, 현재까지 발매가 이뤄지지 못했다. 해당 지역은 동남아 6개국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이다. 

필리핀에서는 최근 전신마취 유도 및 유지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받았으나 다국적 제약사가 세워 둔 벽을 뚫어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현재 필리핀 의약품 공급의 약 75%를 다국적제약사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개발 신약인 MRI 조영제는 임상2상 임상시험계획(IND)신청, 역류성식도염 치료제는 후보물질 전임상 단계로 올해 시장에 나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약품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