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녹시딜정, 다음 달 2일까지 생산 못 해
매출 성장세 제동… 하반기 안정적 수익 불투명
공들인 치매 치료제 임상 실패… 130억 회수 불가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탈모치료제로 유명한 현대약품이 자사 대표 제품을 1개월 동안 만들 수 없게 됐다. 100억원 넘게 쏟아부은 신약은 임상3상 문턱을 넘지 못하고 개발을 중단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캐시카우 '탈모치료제'… 매출 타격 불가피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현대미녹시딜정’ 제조업무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다음 달 2일까지 해당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위반 내용은 ‘제조업자 등의 준수사항 위반’(기준서 미준수)이다. 식약처는 자사기준서에서 정한 사항(작업소 및 제조설비의 청소규정-병충전라인)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봤다.
주요 제품인 탈모치료제를 만들 수 없게 되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탈모치료제와 식이성 섬유음료 등 제품 매출이 현대약품 전체 매출의 65.7%를 차지한다.
제조 정지 대상인 현대미녹시딜정은 지난해 30억원 넘는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0억원 넘게 팔리면서 지난해 매출을 무난히 뛰어 넘을 것으로 보였으나, 하반기 관련 매출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개발 중인 신약 임상 1상·2상… 파이프라인 확보 요원
제조정지 처분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치매 치료제 ‘BPDO-1603’ 개발은 임상3상에서 중단됐다.
현대악품은 지난달 관련 비용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면서 실패를 받아들인 모습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BPDO-1603 임상3상 결과를 공개했다.
중등증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BPDO-1603의 유효성을 확인한 결과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했다. 두 달 뒤인 지난달 17일 현대약품은 BPDO-1603 개발비용 131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관련 비용 무형자산손상차손 반영으로 5년간 공을 들인 자산 회수가 불가능해졌다. BPDO-1603을 제외하면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은 임상 1상과 2상 단계다.
주요 제품 제조정지와 성공을 기대했던 신약 개발 중단으로 수익성 증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21년 1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현대약품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4.8%로 지난해 상장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 약 7%에는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 통상 10년으로, 임상 한 단계를 진행하는데 최소 2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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