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애 사장 경영능력 입증 기회
하반기 실적반등 전략은 '글로벌'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올 하반기 해외사업 재정비와 화장품 리브랜딩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의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이 올 하반기 해외사업 재정비와 화장품 리브랜딩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의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LG생활건강이 이정애 사장 체제로 바뀐지 반 년 이상이 흘렀지만 이른바 ‘이정애 매직’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제는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이 올 하반기 해외사업 재정비와 화장품 리브랜딩 등을 통해 실적 반등의 성과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상반기 성적도 부진… ‘매직’은 언제쯤

이 사장은 그룹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았다. 공채 출신 임원으로 생활용품·화장품·음료사업을 두루 거쳐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에 LG생활건강의 실적 부진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활약할 것이라는 높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올 상반기 LG생활건강의 실적은 저조했다. 매출은 3조4914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038억원으로 22.5% 쪼그라들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이 사장이 취임하고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긴 어려웠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반년정도는 전반적인 사업과 시장 분석 등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시기라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평가들을 감안할 때 하반기는 이 사장의 경영 실력을 검증 받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 사장은 실적 개선을 위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해외사업 재정비와 화장품 리브랜딩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사업 재설계, 공격적 마케팅 시동

이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춰 해외사업 전략을 재설계했다. 궈차오(애국소비) 영향이 강한 2030세대보다 K뷰티 브랜드가 더 익숙한 4050세대에 집중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중국은 LG생활건강에 있어 가장 큰 시장이다. 중국 4050세대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데다 이들은 한때 큰 손 유커로 공신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주력 브랜드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천기단’을 리뉴얼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북미와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꾸준히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회복을 꾀하면서도 세계 최대 화장품시장인 북미 진출도 적극 시도하고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북미 지역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이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중국시장은 고객 변화 방향에 맞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와 현지 유통기반 확대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며 “북미는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제품 준비와 현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을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LG생활건강이 하반기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오랜 실적 부진을 끝내고 이정애 매직을 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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