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이 차세대 신사업으로 키우는 분야다. 그런데 복병을 만났다. 금감원이 분식회계를 지적한 것. 누구도 삼성이 그러리라곤 예상해지 못했을 터. 삼성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5개월 전에는 괜찮다고 했다가 정부의 입장이 바뀌었으니 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코스피 6위다. 시가 총액만 32조. 앞으로 거래정지 될 수도 있단다. 정부와의 싸움이라서 만만치는 않다. 이번에는 여론도 삼성 편을 들고 있는 것 같다. 정부의 오락가락한 정책을 탓해야 하나. 국민들도 정부를 믿지 못하겠는 눈치다. 삼성도 시련의 계절이다.

A씨: 잣대가 이렇게 쉽게 바뀌면 곤란한데. 금감원은 문제없다고 했다가 문제 있다고 하고. 지난 정권시절 것들 뒤집기를 계속하면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들에게 공격 빌미만 주고. 경제나 기업, 혁신을 정치적 논리로 통제하려 하고, 몇 년 뒤가 걱정이다.

B씨(전직 삼성 임원): 90년대 ERP를 도입하는 책임을 맡아 SAP R/3 패키지를 세계 최초로 적용할 때 일이다. 물의 흐름이 있는 곳엔 언제나 반대로 돈의 흐름이 수반되어 재무와 원가도 동시 적용하길 강력 요구했으나 국내 척도가 달라 FICo(재무원가)는 별도 개발해 물류시스템과 억지로 이어붙이는 고행을 겪었다. 국제표준은 m(미터)인데 국내 세무는 여전히 척(尺)을 쓰고 있으니 국내법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세무당국은 가장 유능한 공무원을 6개월간 SAP 독일본사에 연수 보내 삼성이 시스템을 구축하면 투명하게 잡아내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재무 원가 부문이 블라인드가 처져 결국 잡아내지 못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 후 소속회사가 볼보로 팔려가 13개 전모듈 빅뱅으로 재도입했다. 삼성서는 적자이던 재무상황이 볼보로 바뀌면서 완전 흑자로 돌아섰다. 단지 시스템을 국내기준에서 국제표준으로 바꾼 것 밖에 없었다.

미터자로 재서 이것 30센티라고 하면 왜 이걸 열치라고 해야지 삼십이라 거짓말 하느냐,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식이다. 삼성바이오는 십년 후 먹거리로 내다보고 철저하게 국제표준에 맞추어 진행해 오면서 정부당국과 일일이 협의 조정하는 등 아주 정직하게 개발해온 걸로 들었다.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인수인계가 안돼서든, 이념이 달라서든 지속성 없이 다른 잣대를 들이대 일단 막대한 벌금과 시간 노력을 들인 후 몇 년간 법정싸움 끝에 정당성을 확보했을 때는 상처가 너무 크다. 제발 무지한 정권이 발목을 잡아 초일류 기업의 꿈을 꺾는 짓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것이 민심 아닌가 싶다. 삼성을 편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정부 잣대가 오락가락해서야 되겠는가. 정권 따라 정책이 바뀐다는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또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겠는가.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삼성 죽이기라면 더욱 안될 일이다. <글 : 오풍연 오풍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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