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주주들에게 서한 보내 ‘투자자금’ 확보 필요성 강조
개선된 배당 정책도 제기하는 등 주주마음 돌리기 나서
30일 주총 결과 아직 불투명, 분할의 당위성 알리는데 주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CEO)이 오는 30일 전지사업 분할 및 자회사 설립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사업 경졍력 확보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 14일 주주들에게 보낸 ‘전지사업 분할 배경 및 LG화학의 비전(VISION)’이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인사말을 통해 “전지 사업은 독립 법인으로 출범함으로써 사업의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조직 구성을 통해 보다 빠른 의사결정 체제 구축과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시대의 본격 도래로 전지산업은 앞으로도 엄청난 성장이 예상되지만, 그런만큼 신규 경쟁자의 진입, 완성차 업체의 전지 자체 생산 시도 등 경쟁도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지난 25년간 선도적인 연구개발과 사업 전개를 통해 150조 원 이상의 EV전지 수주잔고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리더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경쟁의 삼화,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구조 부담 등 도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현재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전지 사업에서의 구조적인 체계 구축을 통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지 사업 부문의 분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지사업을 독립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투자 재원의 확보에 있다고도 했다.

신 부회장은 “추후(독립 후) 다양한 파이낸싱(financing) 방안을 통해 성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분사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으로 기존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사업 부문에도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며 주주들에 대한 환원 정책도 강화할 수 있기에 LG화학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 있는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G화학은 지난 9월 17일 이사회를 개최해 전지 사업을 분할한 뒤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사회 결정 후 LG화학 주가는 미래성장사업을 떼어냈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거셌고,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지난 8월 27일 52주 최고치인 78만5000원을 찍었던 회사 주가는 15일 63만7000원에 머물렀다.

주총을 보름여 앞두고도 주주들의 반대가는 여전한 상황이라 LG화학은 주주 서한을 보내면서 새로운 배당정책 계획도 공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 재원 기준 적용을 위해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을 30% 이상으로 지향하고 ▲분할로 인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확고히 하고자 향후 3년간(2020~2022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배당을 추진한다.

LG화학은 2020년 기회와 위기를 오가며 어려운 싸움을 치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캐시 플로어 사업인 석유화학이 직격탄을 맞았고, 세트업체들이 완제품 생산을 중단 또는 축소하면서 첨단소재의 판매도 줄었다.

지난 5월 7일에는 ‘화학’을 뛰어넘어 ‘과학’을 기반으로 정체성을 재정립한 내용을 포함한 뉴 비전 ‘We connect science to life for a better future’(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학을 인류의 삶에 연결합니다)을 발표했으나 다음날 인도 현지법인인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의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해 신뢰도에 상처를 입었다.

그나마, 코로나19로 인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전지 사업은 호황을 맞았다. 미국과 한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의 전지 특허 관련 소송도 LG화학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현대자동차가 생산하는 전기차 ‘코나EV’가 연이은 화재사고가 발생하자 국내외에 판매한 모델을 리콜했는데, 사고 원인이 LG화학이 공급한 자동차용 전지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회사로서는 주총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분할의 당위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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