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147개 구역, 20개 내외로 재조정 계획
오 시장, 지난해 11월 "세운지구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재생사업을 완전히 뒤집을 계획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재생사업을 완전히 뒤집을 계획이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일대를 녹지로 재개발한다. 이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상가보전을 중점에 두고 추진한 재생사업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에서 21일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전임 시장이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종로부터 퇴계로까지 도심을 따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이 계획 때문에 녹지를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건축물 높이 등 기존 건축규제를 완화하고 얻는 공공기여분을 공원과 녹지로 조성해 도심 전체를 녹지화활 계획이다. 그는 “현재 도심은 90m로 높이가 제한됐는데 이를 충분히 풀 수 있다. 건폐율을 낮추고 용적률 1000%도 못 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다. 녹지생태도심을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세운상가 일대는 30년 이상 지난 노후 건축물 비율이 94%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171개 정비구역으로 나뉜 세운지구 내 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147개 구역을 개발이 쉽도록 20개 내외로 재조정한다. 아울러 개발이 이뤄지는 구역 내 블록별로 1개 이상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별로 조성되는 공간을 활용해 공원과 연결하는 형식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 등은 개별 소유로 된 부분이 있고 특정 회사가 종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세운상가 등을 확보해 단계적으로 녹지축을 조성하겠다. 최소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전임 시장처럼 원칙을 뒤집지 않는다면 녹지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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