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2030세대, 39.9% 관악구 거주
재개발사업 '기지개'… "미래 가치 충분"
신림선·난곡선·서부선 등 교통환경 개선
"유동인구 파악 중요… 신중히 투자해야"

 

관악구는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청년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고정빈 기자
관악구는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청년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사진=고정빈 기자

최근 집값 하향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지역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이에 실거주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수도권 곳곳 현장을 직접 찾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서울시 관악구는 도심에 비해 교통이 불편하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서울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뚜렷한 장점이 없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교통·개발 호재가 예고되면서 서울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출구로 나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 도착했다. 지역 곳곳에는 노후된 단지가 눈에 띄게 많아 서울 다른 지역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처럼 비교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관악구가 어떤 호재와 개발로 탈바꿈할지 기대감이 커졌다.

주황색 간판이 눈에 띄는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관악구 분위기를 물었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A는 “관악구의 단점을 메울 다양한 호재가 들어오면 도심 못지 않은 지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최근 이사를 고려했던 주민도 더 머물기로 결정했다. 타지역에서도 투자나 거주 목적으로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노후된 단지가 밀집된 곳이 많아 곳곳에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될 전망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관악구는 청년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요에 맞는 주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청년 주거 선호도 1위

관악구는 과거 고시촌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창업 불모지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신림동과 봉천동의 인기가 높아졌고 청년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지역으로 발전했다.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3월 이용자가 가장 많이 검색한 지역은 관악구(37.1%)가 선정됐다.

특히 관악구는 전국에서 청년 인구 비율(40.3%)이 가장 높은 곳으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자치구로 꼽힌다. 서울에서도 2030세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2030세대 286만명 중 114만4000명(39.9%)이 관악구에 거주했다.

최근 녹지공간이 중요한 주거환경 요소로 떠오르며 숲세권(숲+역세권) 단지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자연친화적 환경이 조성된 단지가 곳곳에 위치한 관악구도 큰 관심을 끈다. 아울러 관악구 서울대학교 인근에 형성된 인프라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관악구에 대한 청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장점이 많아지면서 집값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봉천동에 위치한 ‘관악드림’ 전용면적 84㎡는 2020년 7월 7억2000만원(9층)에 팔렸다. 지난해 10월에는 같은 면적이 11억4000만원(8층)에 거래됐다. 1년3개월 만에 4억2000만원(58.3%)이 올랐다.

다른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신림동에 위치한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는 2020년 4월 4억500만원(10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9월에는 동일 면적이 6억4500만원(3층)에 계약됐다. 1넌5개월 만에 2억4000만원(59.2%) 오른 셈이다.

방금 거래를 마치고 왔다는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B는 “관악구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을 찾는 문의가 많다. 청년들의 관심이 큰 지역”이라며 “서울 다른 자치구보다 월세가 저렴한 매물이 많아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개강 시기가 다가오면 매물이 거의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관악구 일대는 교통편이 많지 않고 혼잡한 도로가 많다. 앞으로 신림선과 난곡선, 
관악구 일대는 교통편이 많지 않고 혼잡한 도로가 많다. 앞으로 신림선과 난곡선, 서부선이 들어오면 교통인프라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교통 요충지'로 성장

서울 관악구 일대는 교통낙후지로 평가된다. 지하철도 2호선과 1호선 밖에 없다. 특히 2호선은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노선으로 꼽힌다. 하지만 신림선과 난곡선, 서부선 등 경전철 호재가 들어서면서 이런 우려는 곧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올 5월 개통을 목표로 진행중인 신림선은 영등포구 샛강역(9호선)에서 관악구 신림을 거쳐 관악산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길이는 총 7.8㎞로 관악구에서 여의도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유일한 노선으로 설립돼 16분 만에 여의도까지 도착하는 등 직주근접을 실현시킬 전망이다.

난곡선도 주목되는 교통호재로 꼽힌다. 관악구 난향동에서 동작구 보라매공원을 잇는 총 4.08㎞ 노선으로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7호선과 신림선 경전철이 지나는 보라매공원역에 정차해 강남과 여의도 등으로 빠른 이동이 가능할 예정이다.

서부선은 은평구 새절역(6호선)부터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총 16.1㎞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정거장 수는 16개로 구성됐다. 완공되면 신촌과 여의도까지 한 번에 연결되며 1·2·6·7·9 호선 환승이 가능해진다. 개통 예정시기는 2028년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청년을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도 호재로 꼽힌다. 일자리가 확보되면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관악구 일대는 벤처기업의 집적을 유도하거나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협업형 벤처지구를 조성하는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됐다.

관악구는 서울대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입주환경을 개선하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악구 청년일자리 지원 시행 계획’을 수립하는 등 ‘관악S밸리’를 조성해 올해 1만명이 넘는 일자리를 확보할 예정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청년인구 비율 전국 1위인 관악구가 체계적인 일자리 지원 정책을 통해 청년들이 일하는 행복을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건축 완화 행보가 맞물리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악구도 투자자들의 매력을 끌기 충분한 곳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건축 완화 행보가 맞물리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관악구도 투자자들의 매력을 끌기 충분한 곳이다. 사진=고정빈 기자

◆노후 단지 탈바꿈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로 재건축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진다. 이 가운데 노후 단지가 밀집된 관악구는 재개발·재건축 수혜지로 꼽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신림1재정비촉진구역은 지난해 12월 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13년간 멈춘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아울러 오세훈표 ‘신속통합기획’ 1호 사업지로 선정되면서 용적률이 크게 상향될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2886가구에서 4192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산책을 하던 주민 C는 “대선 이후 관악구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졌다. 멈췄던 재개발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고 들었다”며 “노후된 단지가 바뀌면 주변 환경도 개선되고 교통까지 더해져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봉천13구역도 13년 동안 정체된 재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봉천13구역은 2009년 정비구역지정 이후 주민 간 갈등과 추진위원회에 대한 주민 불신, 낮은 사업성 등 이유로 사업이 지체됐다. 하지만 올 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재개발사업 사업시행자로 결정되면서 최고 27층 단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관악구 곳곳에서 막혔던 재개발사업이 기지개를 킬 전망이다.

이번엔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를 찾아 투자분위기를 물었다. D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관악구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한다. 특히 청년이 중심인 지역이기 때문에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점으로 꼽힌 교통편과 주거시설이 크게 개선된다. 충분한 사전조사와 적당한 시기를 정한다면 투자를 고려할만 하다”고 강조했다.

상업용부동산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인근 연면적 829㎡ 빌딩 매매가격은 120억원 정도다. 현재 투자수익률은 3~4% 수준으로 원금회복까지는 10~15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다만 투자방식과 규모에 따라 원금회복기간은 천자만별로 달라진다. 투자를 고려할 때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관악구 전체적으로 크나큰 호재는 없으나 신림선은 주목할만 하다.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을 지켜보는 것도 좋다”며 “2호선 인근 유동인구를 파악하면 상업용부동산 매출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수요가 집중되는 구간이 많지 않아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관악구의 큰 호재로는 경전철이 거론된다. 강남쪽으로 출퇴근을 원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효율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며 “경전철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주택과 상업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다른 지역에 비해 큰 이슈가 없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인구가 많은 서울대입구역 인근 상권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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