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일정 중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와 별도 만남 추진
재계 "미국 공급망 재편, 4대그룹 핵심 파트너 역할 커질 것"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일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과 별도 회동을 갖는다. 자국 내 추가 투자와 지원 방안 등의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일 한국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과 별도 회동을 갖는다. 자국 내 추가 투자와 지원 방안 등의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22일 한국을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중 자국 내 투자 유치와 지원 방안 논의를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와 별도로 만날 것으로 보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중 이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회동을 추진 중이다. 이들과의 만남은 21일이 유력하다.

미국 대통령이 방한 기간 4대 그룹 총수와 따로 만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동에서 미국 중심의 핵심산업 공급망 구축을 위한 추가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4대 그룹은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주요 신사업 분야와 관련 미국 내 생산공장 증설과 투자 등에 속도를 냈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텍사스주 테일러시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공장을,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앨라배마 공장 증설, SK와 LG도 전기차 배터리 관련 완성차기업 합작공장과 단독공장 건설 계획을 각각 확정했다.

재계는 회동을 계기로 4대 그룹이 미국 공급망 구축에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 최대 동맹국인 일본을 제치고 한국을 첫 순방국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등 전략산업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파운드리 투자를 확정한 삼성전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고, 백악관이 지난 3월 주재한 반도체 공급망 대책 회의에는 외국기업으로 유일하게 삼성전자를 초대했다. 당시 회의에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부문 사장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많은 대통령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며 “순서 측면에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의 핵심 의제는 경제안보와 기술협력”이라며 “역대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먼저 방문한 것과 달리 미국이 삼성 반도체 등을 확실한 경제 동맹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경기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 방문이 성사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첫 국내 반도체공장을 찾은 미국 대통령이 된다. 

미국 측 사전 답사단은 이와 관련 오는 8일 방한해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으로 한미 간 경제적 유대와 협력관계가 강화될 것”이라며”며 “미국이 추진하는 배터리와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4대 그룹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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