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부터 약 8000억원 투자… 지분 매입 나서
보유 지분, 산업은행·해진공 이어 세번째로 많아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최대주주에 SM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HMM 제공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최대주주에 SM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SM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3대 주주에 올랐다, HMM은 지난 20일 SM상선 및 특별관계자(SM그룹) 지분이 5.52%에 달했다는 내용의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했다. 

발행회사(HMM) 주식의 5% 이상을 신규 취득한 데 따른 보고다. HMM 지분을 5% 이상 가진 곳은 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이다. 앞서 SM그룹은 해운 자회사 SM상선을 앞세워 올 4월 이후 집중적으로 HMM 주식 매입에 나섰다.

SM상선은 이와 관련 지난 13일 HMM 주식 1573만790주를 보유(취득 단가 2만9542원)했다고 신규 보고했다. 이어 16일(34만7000주·취득 단가 2만7763원)과 17일(40만주·2만7056원) 등에 걸쳐 HMM 주식을 총 4851억80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총 매입 대금만 8351억원에 이른다. SM상선 측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이에 현재까지 SM그룹이 확보한 HMM 주식 기준 신용보증기금을 넘어 3대 주주가 됐다.

업계에서는 SM그룹이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국내 IMF 외환위기 이후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그룹의 규모를 키워왔다.

대표적으로 건전지 제초업체인 벡셀부터 경남모직, 남선알미륨, 티케이케미칼 등이다. 우 회장의 인수는 화학·건설·해운·자동차부품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해운분야로는 2013년 대한해운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그룹이 해운 분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실질적 주인이 없는 HMM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HMM의 경우 현대그룹 산하 현대상선으로 시작한 기업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비롯된 해운업 장기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등 2016년 최대주주는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었다. 2020년 지금의 HMM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최근 회사는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그룹빌딩에서 여의도 파크원으로 사옥 이전을 추진 중이다.

기존 현대그룹빌딩 서관을 12년 동안 임대해 사용했으나 최근 계약이 끝났기 때문이다.  신사옥은 지난 4월부터 인테리어와 내부 공사 등이 진행돼 완료된 상태다. 입주는 오는 7월 첫째 주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옥 이전을 통해 현대그룹의 흔적은 완전히 지우게 된다. HMM 여의도 시대 개막과 함께 글로벌 선사 도약에 속도 낼 계획이다. 안정적인 수익성 화복 전략을 바탕으로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실적, 올 1분기 영업이익 3조원 돌파 등의 호황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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