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면 영구적 청력 상실

김영호 교수. 사진=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제공

[서울와이어 김경원 기자] 짧게는 수 시간 만에 영구적으로 청력을 앗아가는 심각한 응급질환이 있다. 돌발성 난청이다. 흔히 30~50대에 느닷 없이 나타나는 돌발성 난청은 2~3일 사이에 빠르게 청력이 나빠지는 이비인후과 질환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보청기조차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느닷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돌발성 난청'으로부터 청력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알아둬야 할 것들을 김영호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에게 들어봤다. 

◆이명·현기증 동반 청력 이상일 때 의심을=보통 난청은 심한 소음에 오래 노출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돌발성 난청은 시끄러운 소음에 노출되지 않았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청력이 나빠지는 특징이 있다. 이때 청력도 완벽히 들리지 않는 형태가 아니라 저음이나 고음 영역에서 부분적인 손실이 나타난다.

돌발성 난청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익숙한 소리가 이상하게 들리는 난청 증상과 더불어 실제로 소리가 나지 않는데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이명, 귀에 무언가 차 있는 느낌이 드는 이충만감,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 병은 30~5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며 국내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20~50명으로 알려졌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청각 신경의 바이러스 감염이나 혈류장애가 원인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외에 달팽이관 속 막 파열, 자가면역성 내이질환, 신경학적질환, 청신경종양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난청 심하거나 어지럼증 동반 시 회복 어려워=돌발성 난청은 30~50대 영구적 청력 상실을 초래하는 대표적 질환이기는 하나 일부는 발병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전체 돌발성 난청 환자의 약 3분의 1에서 청력 회복을 보인다. 

그러나 난청의 정도가 심하거나 오랫동안 방치된 경우, 어지럼증 등의 동반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된 경우에는 발병 이전의 정상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 때문에 이러한 특징이 있을 때는 빠르게 이비인후과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 

돌발성 난청은 발생 후 초기 치료 전략이 치료 성패를 좌우하게 되며 이 시기가 지난 후에는 기대만큼의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돌발성 난청 치료는 초기 고농도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투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치료과정에서 주기적인 청력검사를 해서 청력의 변화를 계속 관찰하며 호전되지 않을 시에는 주사를 이용해 스테로이드를 고막 내에 직접 투약하는 방법을 병용할 필요도 있다. 

치료에 의한 청력 회복 정도는 치료 시작 시기와 초기 청력 감소 수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돌발성 난청이 갑작스레 찾아와 영구적인 청력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응급질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돌발성 난청 의심 증상이 있다면 빠른 시간 내 병원을 방문해 최적의 치료를 받아야 최선의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평소 청력 이상자는 정기 이비인후과 검진 필요=돌발성 난청은 청력 이상이나 이명, 귀 먹먹감, 어지럼증 등 이상 징후가 느껴지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까운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의 대처 방법이나 돌발성 난청 이전부터 이미 청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이를 자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청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청력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검진을 통해 응급 이비인후과질환인 돌발성 난청에 대처할 필요하다. 

특히 돌발성 난청 발병 위험이 높은 40~50대 중년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TV 소리, 전화통화, 음악소리 등 일상에서 평소 주파수 별 자신의 청력을 미리 확인하고 청력 이상 시 즉각 검진을 받는 것이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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