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주담대 금리 4.38~6.829%
연준 금리 인상 이후 국채금리 상승
지난해 말 20~30대 가계대출 475조

저소득층 내집마련·전세자금 대출금리 내달 중순 인하
5대 은행의 2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38~6.829%로 나타났다.사진=서울와이어DB

[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7%대 돌파를 눈앞에 둔 가운데 연말에는 8%를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저금리 기조에 올라타 집을 마련했던 '영끌족'이 위험하다.

최근 은행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올라 주담대 금리 상단은 6% 후반대로 진입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38~6.829%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가 급격히 오른 것은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이 급등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금융채 5년물은 4.679%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대비 0.219%포인트 급등해 연고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이는 2011년 3월 8일(4.68%) 이후 약 1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전반적인 시장금리 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금융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이 충격에 전날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를 넘어 8%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연준 위원들은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수준을 4.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3.4%보다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이에 연준이 11월과 12월 두 차례 남은 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란 시장의 좌절감에 다음달 한국은행의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제로에 가까워 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 이상으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

가파른 금리 상승에 은행들의 인하 조치도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 어려워지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빚을 끌어다 쓴 20~30대 영끌족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0~30대 가계대출은 47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조2000억원 늘었다. 그중 취약차주 비중도 6.6%에 달한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전체 이자 부담은 연 3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1000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2%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하면 1인당 연간 이자 증가액은 1인당 연간 이자 증가액이 128만80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저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의 월이자 부담은 상당할 전망이다. 앞서 3억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대출받았을 경우 대출 초기 월이자 부담은 10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로 오르면 월이자만 175만원으로 늘어난다. 만약 연 8%까지 금리가 오르면 월이자는 20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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