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 연내 콘솔게임 프로젝트 대방출
북미·유럽시장 성과 위한 필수 플랫폼

펄어비스가 도깨비와 붉은사막으로 지난해 국내 콘솔게임 개발 역량을 전세계에 보줬다. 이를 기점으로 그동안 프로젝트로만 다뤄지던 콘솔 게임이 속속 공개되기 시작했다. 게임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콘솔게임 개발 현황과 성공 가능성을 따져본다. [편집자주]

펄어비스는 지난해 붉은 사막과 도깨비 등을 공개한 이후 콘솔 개발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는 지난해 붉은 사막과 도깨비 등을 공개한 이후 콘솔 개발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콘솔 플랫폼이 올 하반기 게임사들의 실적을 끌어올릴 키워드가 됐다. 지난해 메타버스로 증권가 이목을 끌었던 것처럼 올해는 각 게임사들이 콘솔 신작 정보를 대거 풀고 있다.

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 등 3N은 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 개발에 매진 중이다. 하나의 플랫폼이 아닌 멀티플랫폼 개발이 대세가 되면서 필수적으로 콘솔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주요 게임사들이 콘솔에 집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개발역량의 확보, 콘솔 위주의 신규 시장, 기존 시장의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달라진 시장환경에 적응

국내 개발사들은 PC 온라인게임으로 1세대 시장을 일궈냈다. 이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시리즈로 모바일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모바일 위주 개발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최근 콘솔작 개발이 이러한 플랫폼 변화의 증거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시장환경은 워낙 빠르게 흘러가다보니 모바일게임시장도 한계를 맞았다”며 “개발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던 대형 콘솔게임 개발 욕구가 본격적으로 나온 것도 이와 맞물린다”고 말했다.

내부적인 변화 필요성 외에 외부적인 환경도 급변했다. 중국시장의 진입이 한한령으로 매우 어렵게 되면서 중국 시장의 매력도가 급감했다. 역으로 그동안 국내 게임을 선호하지 않던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일부 지식재산권(IP) 게임이 크게 성공했다. 사실상 신규시장이나 다름없는 지역에서 성공의 조짐이 보이고 이를 공략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뒤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전작의 장점과 플랫폼 변화의 이점을 모두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넥슨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뒤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다. 전작의 장점과 플랫폼 변화의 이점을 모두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넥슨 제공

북미와 유럽지역은 PC와 콘솔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아시아시장에서는 모바일게임의 시장 점유율이 57.6%에 달했다. 북미는 35.1%, 유럽은 27.8%에 그쳤다. 이들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변경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셈이다.

진흥원은 2023년까지 콘솔시장은 연평균 7.2%, PC 시장은 8.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개발사에게 콘솔은 필수 플랫폼이 된 것이다.

◆올해는 콘솔 개발 원년 

자본력이 바탕이 된 3N이 콘솔게임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중견 게임사인 크래프톤과 펄어비스도 콘솔 게임 개발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PC·콘솔 멀티플랫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와 콘솔 기반 인터랙티브 무비 ‘프로젝트 M’ 등을 준비 중이다. 넷마블은 '오버프라임'과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의 콘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TL을 멀티 플랫폼 형식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는 자사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TL을 멀티 플랫폼 형식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넥슨은 주요 신작들이 대부분 멀티플랫폼 형식으로 콘솔을 지원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퍼스트 디센던트’, ‘아크레이더스’ 등이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업계는 장기 프로젝트로 개발중인 중견 게임사들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세계 3대 게임쇼에서 주목을 받았던 개발사들은 네오위즈와 펄어비스 등이었다. 최근에는 크래프톤도 ‘눈물을 마시는 새’ IP 게임을 멀티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연말에는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공식 출시돼 가장 먼저 콘솔 전쟁 스타트를 끊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솔 게임에 필수적인 것은 세계관과 이야기”라며 “사실상 후발 주자인 국내 개발사들은 기존 출시작들과 경쟁하기 위해 역대급 기술력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만 해도 메타버스와 연관되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이 주가 됐으나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던 콘솔 프로젝트가 더 각광받기 시작했다”며 “글로벌시장 주목을 받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초반부터 호평을 받는 사례가 많이 나왔기에 실제 출시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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