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특례제한법 2% 상향, '대폭 상향' 예고에 못미쳐
미국, 대만 등은 25% 세액공제 지원, 경쟁력약화 우려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반도체산업 투자 확대를 위한 K칩스법 중 한 축인 조세특례제한법이 당초보다 대폭 축소된 수준으로 통과됐다.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던 정부의 입장이 바뀌면서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까지 나온다.
양향자 무소속 국회의원은 26일 “반도체라는 자산을 잃어버리면 우리나라는 ‘신 식민지’로 갈 수 밖에 없다”며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을 비판했다.
양 의원은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K칩스법을 필두로 국내 반도체산업 부양책을 구상한 바 있다.
그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내가 발의한 K칩스법은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K칩스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국회는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K칩스법을 통과시켰다. K칩스법은 반도체 설비 투자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골자로 하는데 공제수준을 대폭 상향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2%포인트 오른 8%만 공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당초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대상 세액공제율을 20%, 25%, 30%로 상향하는 안을 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필두로 세액공제율을 10%, 15%, 30%로 올리려 했다. 기존 법에 따르면 6%, 8%, 16% 씩 세액 공제가 지원되는 중이다.
양당에서 낸 안과 기존안 모두 미국과 대만 등 국가와 비교하면 공제율이 낮다. 미국은 지난 8월 반도체과학법을 통해 25% 세액공제를 보장하고 있다. 대만은 반도체 설비투자 기업들에게 25%의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법을 발의했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과 맞물려 디커플링 양상까지 이어지고 있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최소한 글로벌시장 경쟁을 위한 투자와 세액공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들은 투자 확대 대신 내부 정비를 하며 반도체 빙하기를 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내년도 설비투자를 올해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 의원은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우리가 패하지 않으려면 승리는 못하더라도 주도권을 뺏기면 안된다”며 “반도체 경쟁에서 밀리면 안보의 위기를 외치면서 반도체를 등한시하는 모순을 자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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