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기자.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위상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전 세계로 진단키트를 실어 날랐다.

이제는 글로벌시장에서 자체개발 신약을 판매하고 다국적 제약사와 굴지의 수주 계약을 맺는 등 수출 역군의 역할도 맡고 있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현장 인력 수급은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 간에 인력유출 관련 법적 분쟁이 일어나는가 하면, 한 기업이 타 지역으로 사업장과 공장 이전 등을 발표하면 해당 지역 업체들은 자사 인력 이탈부터 걱정하는 실정이다. 

신입을 뽑아 키우기보다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원하기 때문이다. 사업규모가 큰 대기업은 해외에서 인재를 데려오기도 한다. 신입을 기피하는 현상은 대기업뿐이 아니다. 인력 고갈을 호소하는 중소업체도 마찬가지다. 

자본과 기술이 집약된 제약·바이오 사업을 하는 회사가 경력직 전문인력을 뽑고 싶은 건 당연하다. 다만 국내 인재풀이 한정된 상황에서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고집하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

정부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아일랜드 나이버트 모델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K-NIBRT’ 사업을 도입하고 인재양성센터를 구축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아일랜드 나이버트 모델은 학생들이 제약사 연구시설과 유사한 곳에서 교육을 받아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한 교육과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 받는다. 이런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도 제약·바이오 회사에 신입으로 채용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약개발에 뛰어든 업체들은 보통 10년이 걸린다며 지켜봐달라고 투자자를 설득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을 믿고 성과를 기다린다. 업계가 인력난을 호소하며 업체 간 인력 돌려막기를 멈추고, 자질히 충분한 열정 있는 신입을 뽑아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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