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DMO 침체로 경쟁사 주춤, 삼성바이오 나홀로 성장
10년 연속 CDMO리더십어워즈 수상… 사업역량 등 인정 받아
화이자·노바티스 등 주요 고객… 빅파마 20곳 중 14개사와 거래
2011년 제1공장 첫 삽을 뜨며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 뛰어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가 매섭다. 바이오산업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수주활동 및 홍보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경쟁사를 따돌리며 글로벌 CDMO 시장 왕좌 자리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같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요인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최근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들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국내 대표 CDMO 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3분기 1조34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해도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 체결과 CDMO 리더십어워즈 수상 등 CDMO시장에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각인시키며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 초기부터 전시회 참가 등 '삼성' 알리기 주력
31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연결기준 2조6211억원, 영업이익은 7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53억원(29%), 929억원(14%)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올해 매출 전망치 3조6016억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쟁사인 론자의 CEO가 사임하고, 우시 바이오 실적 가이던드가 하향하는 상황에서 삼성바이오는 빅파마 중심의 고객사 보유 등으로 시장 우려를 잠시시켰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업체들이 매출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나홀로 성장으로 CDMO 1위 굳히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2011년 4월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듬해 1공장을 완공하면서 CDMO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CDMO는 의뢰 받은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CMO에 개발을 뜻하는 'D'를 더한 용어다. 단순 위탁생산(CMO)을 넘어 연구개발, 임상, 제조 등 과정을 맡아서 수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초기부터 다국적 제약사 BMS와 로슈 등과 생산 파트너십 체결, 글로벌 전시회 참가 등으로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창사 첫해부터 세계 최대 바이오전시회인 'BIO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매년 단독부스를 꾸리고 주요 바이오제약사와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하는 등 회사와 제품 홍보에 나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때는 2016년이다. 당시 8500억을 투자해 2공장에 이어 3공장을 짓기로 했다. 3공장 완공으로 생산능력을 36만리터로 늘려 론자(26만리터), 베링거잉겔하임(24리터) 등을 제치고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CMO기업 도약을 알렸다.
2013년엔 과감한 투자와 사업역량 등을 인정받아 미국 생명과학 분야 전문지 '라이프사이언스리더'와 제약·바이오산업 연구기관 '인더스트리스탠더드리서치(ISR)'가 주관하는 'CMO리더십어워즈(현 CDMO리더십어워즈)'를 수상했다.
CDMO리더십어워즈는 사업역량, 호환성, 전문성, 품질, 안정성, 서비스 등을 평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CDMO리더십어워즈를 거머쥐며 10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글로벌 넘버원 위탁생산시설 지위 확고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1공장 제조허가 승인을 시작으로, 유럽의약품청의 제조승인을 획득하며 양대 규제기관으로부터 품질경쟁력도 인정받았다. 이같은 브랜드 가치 제고는 수주확대로 이어졌다.
2017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도 최대 제약사인 선 파마와 최소 구매물량 기준 5500만 달러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선 파마는 전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합성의약품 복제약 생산 기업이다.
글로벌 제약기업인 UCB와는 2017년에 이어 17개월 만인 2019년 추가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업계는 보수적 분위기인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와 단기간에 추가 제품 계약에 성공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객사로부터 개발과 생산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신뢰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생산 효율성(낮은 생산원가)을 바탕으로 수주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우위에 따른 경쟁력이 두드러지는 상황으로, 글로벌 넘버원 위탁생산 시설의 지위가 확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고객은 대규모 상업화를 추진하는 빅파마들이다. 앞으로도 최소 몇 년 간 고속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화이자, 노바티스 등 빅파마와 대규모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연간 수주액 2조7260억원을 돌파했다"며 "글로벌 톱 20개 제약사 중 14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수주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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