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HMM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걱정과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인수 적격후보로 선정된 동원, 하림, LX그룹 등은 실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하지만 최근 LX의 불참 가능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LX는 인수후보들 가운데 가장 앞선 자금력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에 본입찰 성사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 유찰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HMM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1조177억원으로 뛰어올랐다. 당초 관련 업계에선 HMM 인수에 필요한 몸값을 대락 6조~7조원으로 평가했으나, 시총이 증가하면서 인수가격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에 참여한 기업들 입장에서는 HMM 몸값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가운데 HMM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민영화 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와 달리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대기업들의 참전이 불발된 상황에 연내 매각이 실패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동원과 하림의 자금 동원력 측면에선 인수가 대비 현저히 부족하다는 평가에서다.

예비 입찰자들은 7조원 가까운 자금을 사모펀드나 금융권 차입을 통해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방식으로 HMM이 민간기업에 넘어간다면 향후 사업 운영 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조합원 약 800명이 가입한 HMM 노조는 “우리나라 최대 선사의 매각은 자본 수익 회수에만 몰두하는 투기자본의 잔치로 변질할 것”이라며 “어렵게 축적한 자본이 민영화 이후 인수 기업의 다른 목적으로 유용된다면 국내 해운산업의 발전은 더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성공적인 민영화 추진을 위해선 인수자 측의 부담을 줄이는 것과 영구채 이슈의 해결이 필요하다. 본입찰을 하루 앞두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선 차라리 유찰된 후 판을 새로 깔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헐값 매각에 대한 우려도 나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HMM은 최대 국적 해운사로서 국내 수출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한다. 이런 기업이 헐값에 매각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과거에도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M&A는 여럿 있었고, 잘하면 역대급 사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HMM의 상황은 다르다. 고래를 품는 이들의 전망을 두고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현저히 크다.

해운업 불황시기 우려가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원점으로 돌아가 HMM 매각에 대한 제대로 된 플랜을 세워 국내 해운산업을 이끄는 HMM이 ‘졸속 매각’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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