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주해승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어 앞으로 3년간 하나금융그룹을 이끌어 나간다.

지난달 25일 새 수장으로 함 회장이 선임되면서 상고 출신의 말단 은행원에서 4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에까지 오른 그의 ‘고졸 신화’가 다시 한번 주목받기도 했다.  그의 남다른 리더십은 금융권 내에서도 재평가 되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섬김과 배려로 하나-외환 성공적 통합 이끌어 

함 회장의 리더십은 은행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면모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2015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약 3년 7개월간 통합 하나은행 초대은행장으로서 남다른 영업력으로 하나-외환 통합 시너지를 조기 가시화했다.

이후 2016년 6월 성공적인 전산통합과 교차발령 시행으로 양 은행의 강점 시너지(외국환, 자산관리 등)를 전행에 확산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통합노조의 출범, 급여·인사·복지 제도 통합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통합 하나은행을 진정한 One Bank로 이끌었다.

함 회장은 은행과 그룹을 잘 알고 성장을 이끌어낸 ‘준비된 경영자’라는 평가와 함께 그룹 내에서 누구보다 성공한 은행장으로 꼽힌다.

특히 초대 통합 하나은행장 취임 이후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관계사 시너지 창출과 그룹 중장기 성장전략 수립 및 실행,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 2021년부터 그룹의 ESG 경영 전략을 총괄하며 포용적 금융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등 그룹 및 관계사에 대해 가장 이해가 깊은 ‘준비된 경영자’다.

함 회장은 헌신과 희생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한다. 초대 통합은행장 취임 직후부터 두 은행의 물리적·화학적 통합을 위해 현장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등 ‘섬김과 배려의 리더십’을 몸소 보여줬다. 통합은행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전 임직원에게 큰절을 하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니고, 은행에 몸을 던진다’는 마음으로 솔선수범했던 그의 일화는 이미 직원 사이에서 유명하다.

그는 통합은행장으로서 하나-외환을 ‘한(One)가족’으로 이끈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룹의 부회장으로서는 관계사간 협업 시스템인 ‘콜라보 플랫폼’,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가 결합된 ‘복합점포’ 추진 등 One Company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주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고의 현장 전문가, '염구작신' 외치며 출발 

함 회장은 최고의 현장 전문가다. 그는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금융권에 첫 발을 들인 후 2002년 지점장을 맡아 다양한 영업실무 및 관리 업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충청영업그룹 부행장까지 약 35년 경력 대부분을 영업현장에서 보내며 리테일, WM, 기업금융, IB, 카드 등 모든 부문에서 현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쌓은 말 그대로 ‘현장전문가’다.

특히 통합은행장 시절 ‘영업제일주의=사람+조직+현장중심’이라는 신념 아래 자율·책임경영과 손님불편제거위원회를 통해 손님과 직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등 현장·손님 중심으로 시스템을 바꿔 조직을 이끌었다.

함 회장의 재임기간 중 성과 추이를 살펴보면, 통합은행은 출범 후 연평균 28.0% 성장했고 그룹 부회장 겸직 이후에는 연평균 21.3% 성장을 기록했다. 

함 회장의 리더십은 위기의 순간에서 더욱 빛났다. 그는 현재 코로나19로 저성장 고착화와 금융업의 경계 해체 등 금융의 변곡점에서,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와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을 진정한 아시아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헌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함 회장은 코로나 확산과 산불 재해 등 사회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취임식도 별도로 갖지 않았다. 취임식에 소요되는 비용은 그룹 본점 사옥들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비, 미화, 시설, 주차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는 파견근로자에게 격려금으로 전달됐다. 취임과 함께 ‘함께 성장하고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그룹 미션에 의미를 더한 것이다. 

함 회장은 취임 당시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에게 옛 것을 물들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의 ‘염구작신(染舊作新)’이라는 사자성어를 전했다.

함 회장은 “임직원이 함께 이뤄낸 과거 성과와 현재의 노력이 모여야만 진정한 하나금융그룹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는 것”이라며 “모두의 기쁨 그 하나를 위해 가장 앞장서서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줘 온 함 회장이 앞으로 하나금융그룹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다시 한번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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