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선박 발주 지속, 조선산업 부활 기지개
'수주절벽' 여파, 선박 건조인력 절반이상 감소
하반기 인력난 심화 가능성, 신규 채용 본격화

국내 조선 3사가 인력 확보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인력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 3사가 인력 확보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인력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채용 문을 활짝 열었다. 이들 기업은 인력난 해소를 시급한 문제로 진단하고 업황 불황으로 중단했던 정규직 채용에 나선 상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그동안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신규채용에 소극적이었다. 수주 가뭄으로 2016년부터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선박 건조인력이 대폭 줄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 인력 규모는 사내 협력사를 포함해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기준 9만2687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일손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의 연간 수주 목표치 조기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인력난이 눈앞에 닥치면서 조선산업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의 경우 국내 조선사의 독주체제다.

특히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등으로 신규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조인력 부족으로 발주가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가 모처럼 찾아온 수주 호황에 인력 채용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와 관련 2014년 이후 최대 규모의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조선업 불황에도 2016년부터 매년 신입사원을 모집해 지난해까지 총 3000명을 채용했지만, 현장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그룹은 5년간 21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친환경·디지털 전환을 예고하면서 대규모 채용 계획도 함께 내놨다. 투자에 맞춰 연구·개발(R&D) 인력 5000여명을 포함해 총 1만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도 8년 만에 대규모 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 채용 규모는 190여명으로 설계·생산관리·조달 등 전 분야에 걸쳐 모집이 이뤄진다. 우수 인재의 빠른 채용을 위해 절차도 대폭 간소화했다.

서류 접수는 오는 12일까지로 서류전형 후 실시했던 인·적성시험이 생략됐다. 영어회화 면접은 영업·사업관리·조달 직무만 실시하고 나머지 직무는 공인 어학 성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회사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직무별로 7월 중순까지 채용을 마감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까지 직업기술생을 모집하는 공고가 전부였지만, 늘어나는 선박 수주 규모에 맞춰 채용을 확대하는 등 석·박사 신입·경력직 모집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처럼 조선업계는 부족한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발주와 업황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인력 부족은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라며 “대기업, 협력사 가릴 것 없이 본격적으로 인력 모집에 나서는 등 그간 얼어붙었던 채용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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