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1분기 전 세계 선박 수주물량 약 49.7% 차지
LNG선 강세 지속돼, 대형 LNG선 물량 70% 한국이 싹쓸이
초대형 수주·선가 상승 영향, 올해 실적개선 기대감 높아져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사가 1분기에만 전 세계 수주물량의 절반 가까이를 수주했다. 수주호황이 지속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분기 수주 집계에서 2015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액화천연가스(LNG)선의 호조가 전체 수주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주 호황 속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9일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259척) 중 457만CGT(97척)을 수주했다. 약 49.7%의 점유율로 세계 선박 발주물량 절반을 국내 조선사가 차지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에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1분기 14만㎥ 이상 대형 LNG선 37척 중 26척(70%)을 국내 조선사가 싹쓸이했다.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결과다. 이 같은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가스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LNG선의 선가도 꾸준히 상승 중으로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더한다.

올해 2월 LNG선 가격은 17만4000㎥급 기준 2억1800만달러(약 2657억원)에서 한 달 만에 2억2000만달러(약 2681억원)로 약 200만달러(약 24억원) 뛰었다. 업계는 LNG선 강세가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조선가 지수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156.17포인트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달에만 2조원 이상의 수주 계약을 따냈다. 

올해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카타르 프로젝트의 본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리엄(QP)는 지난 2020년 6월 국내 조선 3사와 100척 규모의 LNG선 슬롯(선박 건조 공간) 계약을 체결했다.

LNG선 프로젝트의 수주가 본격화하면 수익성 개선도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치의 약 40%, 삼성중공업은 약 20%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치 조기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지난해까지 저가 수주를 이어온 탓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또한 후판 가격 급등 영향으로 2조원대 달하는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하면서 초과 목표 달성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올해는 상황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후판값 인상이라는 변수가 존재하지만 업계는 초대형 수주 LNG선 강세 선가 상승 등으로 지난해처럼 대규모 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LNG선의 경우 다른 선박과 4배 이상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것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의 경우 올해 본격적인 고부가 선별위주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며 “후판가격 협상에 따른 불안 요소도 있지만, 현재로서 비용 부담 우려는 선가가 오르면서 다소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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