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매각을 위한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를 출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중공업이 골칫거리였던 드릴십 매각을 추진한다. 드릴십을 처분하면 유동성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드릴십 매각을 위해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PEF)에 59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PEF는 삼성중공업과 국내 다수의 투자기관이 참여하는 펀드다.

펀드 규모는 1조700억원 수준이며 5월 중 출범한다.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매입하고 시장에 리세일해 매각 수익을 출자 비율과 약정된 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이 현재 보유 중인 드릴십은 총 5척이다.

이탈리아 사이펨사가 용선(매각옵션 포함) 중인 1척을 제외한 4척을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 대금은 약 1조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의 PEF 지분율은 78.7%로 매각대금으로 4500억원의 현금을 받고 이후 투자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1조312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재고자산인 드릴십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실적 부진을 겪었다. 드릴십은 깊은 수심의 해역에서 원유·가스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 형태의 설비다.

삼성중공업은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선주사들이 드립십 인도를 거부함에 따라 재고로 보유 중이었다. 한 척당 건조비용은 5억달러(약 6000억원)에 달하는 등 악성 재고로 평가된다.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떠안고 유지보수비로 매년 수백억원이 지출됐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주총에서 재정에 부담이 된 드릴십의 매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드릴십 매각으로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매각으로 약 4500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해 재무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PEF를 통한 리세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국제유가 강세로 드릴십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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