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와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 변수로 지목
원자재 가격 상승세 등 후판가격 인상 가능성↑
후판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개선 차질 불가피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1분기 수주 호황을 바탕으로 올해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철강업계와 후판가격 협상이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1분기 수주 호황을 바탕으로 올해 수익성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철강업계와 후판가격 협상이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조선사가 올해 1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을 싹쓸이하는 등 흑자전환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올해 흑자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용 후판(두께가 2~5㎝인 강판)가격을 둔 협상이 변수로 꼽힌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1분기 수주 호황 속에 연간 수주 목표치 조기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현재까지 약 71억달러(약 8조7841억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약 21조5767억원)의 약 4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41억8000만달러(약 5조1714억원)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인 89억달러(약 11조110억원)의 약 47%를 채웠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목표인 88억달러(약 10조8873억원)의 23%에 달하는 수주를 따냈다.

조선사들은 연초부터 수주 랠리가 지속되는 상황에 철강업계와 후판가격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조선사들은 보통 철강사들과 후판 가격 협상을 1년에 두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진행한다.

지난해는 조선용 후판 가격은 철광석 가격 상승에 따라 상반기 톤당 80만원에서 하반기 톤당 110만원으로 뛰었다. 조선 3사와 철강업계는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조선업계는 올해 조선용 후판 가격의 동결 혹은 인하를 예상했지만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철강업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지난해 두 차례 인상된 점에서 추가 인상은 무리라는 입장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소폭 인상을 요구했다. 

선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인상될 경우 조선사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도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올해 수익성 회복에 변수로 지목했다.

지난해 조선 3사는 후판 가격 인상 등으로 수천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했고 결과적으로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공사손실충당금 규모는 한국조선해양 8960억원, 대우조선 8000억원, 삼성중공업 372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올 초 대규모 수주에 대한 매출 증가는 조선업 특성상 2023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을 위해 후판 가격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조선·철강업계 간 후판 가격 협상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 호황이 지속되면서 앞으로 2~3년치 충분한 물감을 확보했음에도 수익성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태”라며 “후판가격 협상 결과로 올해 실적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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